‘북, 대사관에 철수계획 제안’ 이후
중국도 철수 뜻 없어…외국인 관광 평소대로
외신 “미, 북 오해 우려해 미사일 발사 연기”
중국도 철수 뜻 없어…외국인 관광 평소대로
외신 “미, 북 오해 우려해 미사일 발사 연기”
*ICBM : 대륙간 탄도미사일 ‘미니트맨3’
북한 당국으로부터 철수 계획 제출을 요구받은 평양 주재 외국 공관들은 일단 사태 추이를 관망하며 정상 업무를 보고 있으며, 평양 분위기도 외국인 관광이 계속되는 등 여느 때와 다름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예정됐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연기했다.
독일·영국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은 평양 주재 공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외무부는 6일 성명에서 “대사관의 안전과 위험 노출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사관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우리는 북한의 통보가 위협적 발언의 연장선이라고 믿는다. 철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브라질 외무부도 “정상 업무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반도에서 위급 상황이 일어나면 평양 주재 대사관을 중국 단둥으로 옮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각) “북한이 입장을 바꾸면 북한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이 바뀌었다고 믿을 만한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유엔 기구도 “앞으로도 북한에 머물며 인도적 지원 및 개발 업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마틴 니서키 유엔 대변인이 말했다. 평양 주재 외교공관은 대사관이 24곳, 총영사관이 2곳이며, 세계보건기구(WHO) 등 6개 국제기구가 사무소를 두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7일 웹사이트 발표문에서 “북한에 있는 중국 외교공관은 아직 정상 가동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외교관계에 대한 빈 조약’ 등 국제법규와 규범에 따라 외교관과 외교공관 직원의 안전을 보호해줄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서 당장 공관을 철수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외교부의 고위 당국자는 “가장 중요한 중국이 평양에 깃발을 꽂고 있다는 사실은 평양 주재 외교공관들의 혼란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도 특별히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평온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베르투 콜린 평양 주재 브라질 대사는 6일 현지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한 통화에서 “평양 거리에서 군용차량이나 군인들을 볼 수 없으며 평소와 달라진 것이 없다. 국제기구들도 별다른 이상징후를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도 평소와 다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고려여행사의 한 직원은 “북한 국영 여행사에 있는 파트너들이 계속 관광객을 받고 있다. 북한에 특별히 긴장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피하려고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연기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주로 예정됐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의 발사 실험을 연기했다고 <비비시>(BBC)가 7일 보도했다. 관리들은 이 실험이 북한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연기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6일 영국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안정시킬 조건 중 하나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당 제1비서에게 직접 전화를 걸 것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달 16일로 예정됐던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를 연기하기로 했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7일 “한-미는 안보 상황을 고려해 이달 미국 워싱턴에서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던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에이비시>(ABC) 방송 등 미국 언론은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미 의회 청문회 출석을 위해 이번주 예정됐던 워싱턴행 일정을 취소했다”며 미국이 긴급한 한반도 상황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전정윤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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