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남북 실무회담 남쪽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앞줄 오른쪽)과 북쪽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왼쪽)이 15일 오후 회담을 마친 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개성공단 3차 실무회담
북 단장 “한철장 될 수도” 경고
남 수석 “비온뒤 땅 굳듯” 응수
오전회의 30분도 채 안돼 끝나 개성공단에서 15일 열린 제3차 남북 실무회담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견해 차이를 반영하듯 다소 뻣뻣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새 남쪽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 지원단장은 오전 9시가 조금 못 돼 회담장인 개성공업지구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해, 미리 나와 있던 박철수 북쪽 단장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나 남쪽 수석대표 교체 이후 첫 대면인 탓인지 표정은 굳어 있었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장에 들어선 뒤 의례적인 악수도 나누지 않았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뒤에도 30여초간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는 등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말문은 박 단장이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며 열었다. 이에 김 수석대표는 “저희 쪽도 비가 좀 많이 왔는데 이쪽도 비가 많이 오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장마철 날씨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박 단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회담이 잘되면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한철장(한철에만 반짝 열리는 시장)으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뼈있는 대꾸였다. 박 단장은 말을 마치자 “그럼 자리를 정돈하고…”라며 비공개회담 전환을 서둘렀다. 그러나 김 수석대표는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하자”고 응수했다. 이에 박 단장도 “공업지구를 잘해보겠다는 우과청천(비갠 뒤 맑은 하늘) 개념으로 이해하겠다”고 했고, 김 수석대표는 “서로 신뢰하고 진지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에 서면 어떤 문제도 풀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10일 회담 때 날씨를 주제로 덕담을 주고받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오전 회의는 30분도 채 안 돼 끝났다. 서로 기본 입장만 확인하고 마친 것이다. 오후 회의는 2시 반께 재개됐다. 남북은 두 차례 수석대표 접촉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오후 5시께 전체회의를 열어 17일 회담을 기약하는 것으로 이번 회담을 마무리했다. 앞서 남쪽 대표단은 오전 7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해 8시37분께 북한 출입국검사소에 도착했다. 북쪽 관계자는 공단 방문 절차를 밟는 남쪽 기자단에 “오늘 회담이 잘돼야 한다. 객관적으로 봐서도 이것(개성공단)을 어떻게 살리지 않을 수 있나. 다시 가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쪽은 이날 아침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기존의 대표단 가운데 허영호 대표가 빠지고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참사를 대표단에 포함시켰다”고 알려 왔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개성/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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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수석 “비온뒤 땅 굳듯” 응수
오전회의 30분도 채 안돼 끝나 개성공단에서 15일 열린 제3차 남북 실무회담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견해 차이를 반영하듯 다소 뻣뻣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새 남쪽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 지원단장은 오전 9시가 조금 못 돼 회담장인 개성공업지구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해, 미리 나와 있던 박철수 북쪽 단장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나 남쪽 수석대표 교체 이후 첫 대면인 탓인지 표정은 굳어 있었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장에 들어선 뒤 의례적인 악수도 나누지 않았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뒤에도 30여초간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는 등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말문은 박 단장이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며 열었다. 이에 김 수석대표는 “저희 쪽도 비가 좀 많이 왔는데 이쪽도 비가 많이 오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장마철 날씨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박 단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회담이 잘되면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한철장(한철에만 반짝 열리는 시장)으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뼈있는 대꾸였다. 박 단장은 말을 마치자 “그럼 자리를 정돈하고…”라며 비공개회담 전환을 서둘렀다. 그러나 김 수석대표는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하자”고 응수했다. 이에 박 단장도 “공업지구를 잘해보겠다는 우과청천(비갠 뒤 맑은 하늘) 개념으로 이해하겠다”고 했고, 김 수석대표는 “서로 신뢰하고 진지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에 서면 어떤 문제도 풀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10일 회담 때 날씨를 주제로 덕담을 주고받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오전 회의는 30분도 채 안 돼 끝났다. 서로 기본 입장만 확인하고 마친 것이다. 오후 회의는 2시 반께 재개됐다. 남북은 두 차례 수석대표 접촉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오후 5시께 전체회의를 열어 17일 회담을 기약하는 것으로 이번 회담을 마무리했다. 앞서 남쪽 대표단은 오전 7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해 8시37분께 북한 출입국검사소에 도착했다. 북쪽 관계자는 공단 방문 절차를 밟는 남쪽 기자단에 “오늘 회담이 잘돼야 한다. 객관적으로 봐서도 이것(개성공단)을 어떻게 살리지 않을 수 있나. 다시 가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쪽은 이날 아침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기존의 대표단 가운데 허영호 대표가 빠지고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참사를 대표단에 포함시켰다”고 알려 왔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개성/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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