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적절한 기회를 봐서 북한 당국, 또 한국 정부와 협의를 해 가며 방북 문제 등을 검토해가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북 의사가 있다는 발언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런 입장에 아직 변함이 없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관계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 총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방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왔다.
반 총장은 이어 유엔 주재 신선호 북한대사와는 “가끔 만나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를 해온 바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정부가 최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의 대북지원 사업에 604만 달러를 기탁한 것을 두고 “북한 아동 약 30만 명의 예방접종을 해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제안”이라며 사의를 표한 뒤 “앞으로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에 상관없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에 대해 “앞으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서 올바른 역사가 미래지향적으로 선린국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이런 점에 일본 정부 정치 지도자들이 아주 깊은 성찰과 국제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22일 비공식 방한한 반 총장은 일정을 마치고 27일 출국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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