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TP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관심표명’ 결정…협상 참여 공식화
국내 농축산·중소제조업 파장 예고
‘관심표명’ 결정…협상 참여 공식화
국내 농축산·중소제조업 파장 예고
정부가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하기로 사실상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티피피 협상 참여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심 표명’은 협상 참여 절차의 첫 단계로, 기존 참여국과 예비 협상을 거친 뒤 공식 협상 참여를 선언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미·일과 중국 간 군사·외교적 갈등이 고조되는 미묘한 시점에 우리나라가 미국 주도의 경제협정에 발을 내디딘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티피피 협상 참여 이익이 다른 어떤 대안보다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티피피 협상 참여에 관심을 표명하기로 했다. ‘관심 표명’은 티피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 참여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조처다. 예비 협상 과정에서 참여 조건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참여 선언을 하지 않고 양자협의를 계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우 실장은 “티피피 가입 조건에 대해서는 국민적 동의를 얻을 것을 약속한다. 협상 진행 과정에서 제기된 국회 차원의 의견은 앞으로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그동안 티피피 협상 참여 여부와 관련해, 국내 산업계와 다른 자유무역협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티피피에는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일본과 농축산물 수출국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뉴질랜드 등이 포함돼 있어, 국내 농축산 농가와 중소 제조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티피피 협상에서 쌀 관세화 철폐가 요구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쌀 시장 양허 제외는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갑작스런 티피피 협상 참여 결정에 대해 “좋은 기회가 생겨, 이를 활용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2월3~5일에 세계무역기구 통상장관회의가 있고, 바로 이어서 6일엔 싱가포르에서 티피피 참여 12개 나라 각료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티피피 협상에 참여한 나라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우리의 입장을 이야기할 기회가 생겨 오늘 장관회의 때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12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는 티피피 협상은 올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외에 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페루·칠레·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말레이시아가 참여하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미국과 일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가 참여하면 13개국으로 늘어난다. 2015년까지 모든 상품의 ‘예외 없는 관세 철폐’ 등 공격적인 시장 개방을 추진한다는 게 특징이다.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의 경제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주도권 다툼 성격도 짙다. 이춘재 석진환 기자 cjlee@hani.co.kr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미국과 일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가 참여하면 13개국으로 늘어난다. 2015년까지 모든 상품의 ‘예외 없는 관세 철폐’ 등 공격적인 시장 개방을 추진한다는 게 특징이다.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의 경제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주도권 다툼 성격도 짙다. 이춘재 석진환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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