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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오염수보다 더한 것 방출됐어도 문제없었다”는 비서실장

등록 2023-05-24 22:26수정 2023-05-25 14:44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를 두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오염수보다 더한 것들(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나갔지만, 우리 수산물 등에 문제가 없었다”며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실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후쿠시마 사고가 난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우리 해안이나 수산물이나 어디를 봐도 문제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한국 쪽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반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에서 검출된) 65핵종 가운데 다핵종(방사성 물질) 제거시설 장비가 현실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게 10개가 안 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 지금 시료 채취를 안 해주는 것”이라며 “해양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확인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배진교 의원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신뢰성을 문제 삼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못 믿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세상에 믿을 데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보다는 ‘과학적 검증’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를 믿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한 것이다.

야당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국가안보실 관계자 도청 정황과 관련해서도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섰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 대통령실을 도청했다고 하는데 인정하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니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 도청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파악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제 상대의 선의에 기대하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 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해 야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왜 돋보이기 위해 과거와 군을 폄하하느냐. 보고서 쓸 때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자, 조 실장은 “(지난 정부에 대해) 가짜 평화라고 보고했는데 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야당에서 “싸우자는 거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의 대외 행보를 둘러싼 질의도 있었다. ‘제2부속실이 없는데 김 여사의 일정은 어디서 편성하고 동선을 관리하는가’라는 김병주 의원의 질의에 김 실장은 “제2부속실은 없지만, 부속실에서 여사를 보좌하는 팀이 4~5명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건 맞지 않는다며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실장은 ‘김 여사에게 넷플릭스 관련 보고를 누가 했느냐’는 유정주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그건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저는 보고할 수 있다고 본다. 영부인이라고 해서 집에서 살림만 살라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넷플릭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던 영부인(김 여사)에게도 보고드린 적 있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15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당시 간담회 전문가 패널로 참석해 ‘처리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한 질의에 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은 “공식적으로 말씀드리면, 오염수는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 제기된 ‘오염수 대신 오염처리수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임승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는 잘못된 용어인가”라고 묻는 정청래 과방위원장의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임 사무처장은 “우리 정부에서는 ‘오염수’로 계속 쓰고 있다”며 “용어 변경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검증티에프(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걸러진 오염수의 정확한 용어는 오염처리수”라고 말한 바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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