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로 ‘국정농단’을 한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씨가 24일 오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첫 공개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의혹으로 수감중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6일 서울구치소(경기도 의왕시)에서 열 예정인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조특위 관계자는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조특위의 국회 직원이 지난 23일 구치소에 가서 안종범 전 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을 직접 만났는데 안 전 수석은 당시 묵묵부답이었는데 이후 구치소 쪽으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전언을 들었고, 정 전 비서관은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순실씨로부터도 ‘출석이 용의치 않다’는 답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세 증인이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두 차례 출석하지 않고 동행명령도 거부하자 국조특위는 서울남부구치소(서울 구로구)에 수감중인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최순실씨가 수감중인 서울구치소로 데려와 26일 오전 10시부터 현장 청문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 증인이 불출석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데다 출석을 강제할 수도 없는 만큼 지난 16일 청와대 현장 청문회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의 일부 국조특위 위원들은 26일 서울구치소의 청문회장에 최씨 등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수감된 방 앞까지 갈 수 있게 현장에서 법무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조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현장 청문회장에 최씨가 나오지 않을 경우 방으로 찾아갈 수 있고 구치소 쪽은 이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면서 “물론 최씨 본인이 답변을 거부하면 어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범계 의원은 “(최씨와) 면담을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수감자가 원치 않는 면회가 가능한지 의문도 있어 여러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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