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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달 궤도선’ 웅장한 시작…13살 마이클도 보았다 [현장]

등록 :2022-08-05 13:34수정 :2022-08-06 13:46

‘다누리’ 발사장에 현지 주민들도 모여 관람
한국 관계자들 발사 성공하자 일제히 환호성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5일 오전 8시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넉달 반 동안의 ‘우주여행’에 돌입했다. 케이프커내버럴/공동취재기자단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5일 오전 8시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넉달 반 동안의 ‘우주여행’에 돌입했다. 케이프커내버럴/공동취재기자단

“3, 2, 1, 발사.”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5일 오전 8시8분48초(현지시각 4일 오후 7시8분48초)에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너럴 우주군 기지에서 굉음과 함께 발사되자 숨 죽여 지켜보던 한국 관계자들한테서 일제히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다누리가 발사되기 1분 전쯤 산화제(액체산소)가 점화되면서 구름같이 하얀 연기가 밖으로 한꺼번에 분출됐다. 이후 다누리가 탑재된 팰컨9은 발사와 동시에 강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웅장하게 날아갔다.

파란 상공에 하얀 연기를 수놓으며 힘차게 비행하던 로켓은 3∼4분 뒤 시야에서 사라지고 이내 우뢰와 같던 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다누리가 탑재된 팰컨9 발사체의 2단부에는 ‘대한민국 달 궤도선’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탑재체를 개발한 6개 기관의 로고도 새겨졌다.

다누리가 발사된 미 우주군 기지는 플로리다주 최동쪽 해안에 있다. 반도 지형으로 미국에서 적도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날 발사 직전까지 구름 한 점이 없이 매우 맑은 날씨로 로켓을 발사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미세먼지가 없고 사방이 평지인 지역이라 수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도 다누리 발사 장면을 맨눈으로 볼 수 있었다.

한국 취재기자단은 4일(현지시각) 오전 1시께 우주군 기지의 스페이스엑스 발사운용동에서 차량으로 약 20분가량 달려 스페이스엑스가 우주군 기지로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40번 발사장(SLC-40)에 도착했다. 발사장으로 가는 길에는 블루오리진의 차세대발사체 ‘뉴 글렌’ 발사장(SLC-36),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델타4’ 발사장(SLC-37)과 ‘아틀라스5’ 발사장(SLC-41) 등이 위치해 있었다. 41번 발사장에서는 다누리가 발사되기 12시간 전인 3일 오전 6시29분(한국시각 3일 오후 7시29분)에 정지궤도위성 ‘지오6’(GEO6)를 실은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의 아틀라스5 발사체가 발사되기도 했다.

5일 오전 8시8분 발사된 다누리가 발사 40여분 뒤 교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배너럴 미 우주군 기지 안 40번 발사장에서 한국 참관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케이프커배너럴/공동취재기자단
5일 오전 8시8분 발사된 다누리가 발사 40여분 뒤 교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배너럴 미 우주군 기지 안 40번 발사장에서 한국 참관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케이프커배너럴/공동취재기자단

발사장에 도착하자 다누리를 탑재한 팰컨9 발사체가 하늘을 향해 기립해 있었다. 주변에는 발사체보다 키가 큰 4개의 낙뢰방지 타워가 세워져 있다. 한국 취재기자단과 함께 도착한 미국 언론사와 개인 등은 팰컨9과 불과 100~150m 떨어진 곳에서 망원렌즈, 광각렌즈, 3D렌즈 등 각종 카메라를 설치하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허용된 시간은 단 30분이었다. 곧바로 우주군 기지 소속 군인들이 현장에서 철수할 것을 알려왔다. 언론인 등은 다시 차량으로 스페이스엑스 발사운용동으로 이동했다.

다누리 발사 약 2시간 전부터 40번 발사대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스페이스엑스 발사운용동 인근 케이프커내러벌 코코아비치에는 다누리 발사를 지켜보려는 관람 인파가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4일 오후 6시(한국시각 5일 오전 7시)께 사전에 촬영을 허가 받은 사람들은 40번 발사대와 약 4㎞ 떨어진 미디어관람장소에 도착했다. 지역주민들도 다누리 발사를 보기 위해 미디어관람장소에 모이면서 차량과 인파가 점점 불어났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과 10대 학생들이 너도나도 망원경을 들고 있었다. 발사 시각이 다가오자 미디어 관람장소는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미디어 관람장소를 찾은 마이클(13)은 “엄마와 함께 한국이 제작한 위성체를 실은 팰컨9 발사체 발사를 보기 위해 왔다. 처음으로 발사체 발사를 직접 보는 기회를 갖게 돼 기분이 좋고 흥미롭다”고 말했다.

숨 죽이던 발사가 이뤄진 순간 발사장에서 발사장면을 지켜본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이상률 항우연 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조승래·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관계자들은 박수를 치며 서로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구 중력을 처음으로 벗어나 달로 향하는 다누리는 대한민국 우주탐사 역사의 첫 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다. 오랜 기간 다누리를 개발해온 59개 출연연, 대학, 산업체 등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미국 케이프커내버럴/공동취재기자단,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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