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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꿀벌이 하는데 드론이 못하랴…공중 3D프린팅 건축 선봬

등록 2022-09-29 10:00수정 2022-09-29 10:41

드론 3대로 개념증명 실험에 성공
험지·고층 건축·보수에 유용할 듯
군집드론을 이용해 건축물을 짓고 있는 미래 상상도.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엠파 제공
군집드론을 이용해 건축물을 짓고 있는 미래 상상도.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엠파 제공

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3D 프린팅 건축 기술이 선을 보였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스위스연방재료연구소(엠파) 과학자들이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개념증명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 새로운 기술의 이름은 ‘공중 적층제조’(Aerial-AM)다.

꿀벌이 집을 짓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기술은 건축 재료를 실은 드론을 띄워 공중에서 한 층씩 쌓아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72개층의 높이 2.05m 실린더와 28개층의 높이 0.18m 실린더 두개를 이 방식으로 쌓아올리는 실험에 성공했다. 또 드론 3D 프린팅에 사용할 수 있는 시멘트류 혼합물 4종을 개발했다.

고정된 노즐이 아닌 공중비행하는 드론으로 재료를 정밀하게 쌓아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정밀도를 5mm까지 구현했다.

빌드론이 한 층씩 재료를 쌓아올리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빌드론이 한 층씩 재료를 쌓아올리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건축용과 품질관리용으로 역할분담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산악지형처럼 3D프린터를 설치하기가 어려운 험지나 멀리 떨어져 있는 벽지, 원자력발전소처럼 위험한 지역에서도 손쉽게 구조물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초고층 건물이나 다리 교각처럼 사람이 직접 작업하기 곤란한 장소에서 수리할 곳이 생겼을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미르코 코바치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항공학)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드론이 자율적으로 건물을 짓고 수리할 수 있다는 걸 실험실 차원에서 입증해 보였다”며 “앞으로 고층 건물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건설 및 보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에는 두가지 유형의 드론을 한묶음으로 사용했다. 하나는 실제로 재료를 쌓아올리는 빌드론(BuilDrone), 다른 하나는 건축 상황을 관찰하면서 다음 단계를 알려주는 품질관리용 스캔드론(ScanDrone)이다.

군집드론을 이용한 공중건축 시뮬레이션 영상.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제공
군집드론을 이용한 공중건축 시뮬레이션 영상.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제공

이론상 무한건축 가능…공상에서 현실로

실험에선 먼저 빌드론이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재료를 한 번에 한 층씩 쌓아올렸다. 이어 스캔드론이 카메라로 작업 현장을 촬영해 다음 시공 단계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이터를 생산했다. 드론 1대가 한 번에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0분이었다. 연구진은 빌드론 2대를 번갈아 띄워 두 개의 실린더를 완성했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작업에 최대 15개의 드론을 동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드론은 기본적으로 사전에 입력한 방식에 따라 자율작동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지상에서 수동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기술이 더 정교해지면 수십, 수백대를 활용할 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로버트 스튜어트-스미스 교수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구조 공학이나 드론 비행의 한계만 있을 뿐 이론상으로는 건축물의 크기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산업에서 드론은 이미 현장 점검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직접 건축에 사용하는 것은 전에 없던 방식이다. 마수드 게이사리 플로리다대 교수는 “드론을 이용한 공중건축도 이제 더는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걸 완벽히 보여주는 논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9월22일치 표지 사진으로 실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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