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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환경 고민않고 과다소비...200만원 벌며 350만원 쓰는 꼴”

등록 2020-08-07 04:59수정 2022-01-13 16:48

[‘환경 덕후’ 방송인 타일러 라쉬 인터뷰]

기후위기 다룬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출간

지구촌 홍수·가뭄·코로나...
기후변화는 현재진행형
기후위기 해결없인 미래 없어
3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만난 타일러는 “내 꿈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어느 강연에서 한 청년의 질문에 답을 하다 나온 말이다. 그는 “이 말을 한 뒤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더 적극적으로 이 꿈을 말하게 됐다”고 했다. 한겨레티브이 영상 갈무리
3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만난 타일러는 “내 꿈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어느 강연에서 한 청년의 질문에 답을 하다 나온 말이다. 그는 “이 말을 한 뒤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더 적극적으로 이 꿈을 말하게 됐다”고 했다. 한겨레티브이 영상 갈무리

“사람들이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미래에 어느 지역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덜 보게 될까’란 생각부터 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걸까?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라쉬(32)의 꿈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다.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사실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우고 천연 고체 비누를 사용하며 스트레스 해소는 한강 달리기로 푸는 ‘환경 덕후’이다. 2016년부터 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이며 2018년 5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연 기후위기 행사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그는 환경과 관련한 평소 고민을 담은 에세이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지난달 출판했다. 책을 만드는 작업이 또 다른 환경 오염이 되게 하지 않기 위해 친환경 인증(FSC)을 받은 종이에 콩기름으로 글씨를 찍었다.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한겨레티브이(TV)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몇년 전에 (기후위기 문제를 말하면) ‘뜬금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레타 툰베리(스웨덴의 17살 환경운동가)같이 용감한 친구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내가 이 문제를 말해도 이상하지 않게 됐다”며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감수성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가장 덥다는 8월 초순에 쉬지 않고 내리는 ‘이상한’ 올해 장마처럼, 그는 전세계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의 섬나라가 물에 잠긴다는 소식뿐만이 아니다. 바다의 수증기를 머금은 태풍의 힘이 세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홍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대로 시리아 난민의 수가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심각한 가뭄이 있었다. 그는 “코로나19는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가 겪을 일의 극히 일부”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문제가 미래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고 강우량이 늘어나 해수면 수위가 오르면 해안가만 침수되는 게 아니다. 내륙의 지하시설과 지하수 역시 해수면 상승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어디에 집을 구하느냐는 고민은 미래 그 지역 기후가 어떻게 변할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미국 보험사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보험이 보장하는 지역을 줄였다. 사람들이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해도 그 집이 있는 지역이 보험 보장이 불가능하다고 하면 재해로 인한 피해를 본인 자산으로 해결해야 한다. 미국 보스턴에서는 바다에 제방을 놓는 논의를 하고 해안가 지역 부동산 가격은 이미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자원과 에너지를 과다 소비하는 사람을 “200만원 버는데 350만원씩 쓰는 친구”에 비유했다. 그는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지는 걸 (위를 가리키며)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라가려면 무엇인가를 갖고 올라가야 하는데 지구가 1년에 만들어줄 수 있는 깨끗한 물과 공기, 목재는 제한돼 있다. 빌린 돈을 다 쓰면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릴 수 있어도, 자연 자원을 빌려줄 지구는 하나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출된 온실가스의 포집 등 기후위기에 대응할) 기술 개발은 긍정적이지만 기술이 나온다고 끝나지 않는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계속 (상처에) 밴드를 붙이고 연고를 바른 채 넘어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인으로서 오는 11월3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전세계 기후위기 문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했지만, 실제 변화가 일어나려면 다음해 초 행정 절차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연방정부보다 주나 시 등 지역정부의 정책 결정이 더 빠르지만, 대통령의 결정은 ‘나쁜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내 권리를 다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미국·인도에 더 큰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마을의 집값이 오르면 모두에게 좋지 않느냐, 우리 집을 치운 뒤 이웃에게 청소하라고 하면 명분이 확실해진다”는 비유를 들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나라의 책임이 더 크지만 한국도 그 나라에 공장을 두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니 (기후위기가) 나와 관련이 없다는 말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타일러 라쉬의 인터뷰 동영상은 유투브 한겨레티브이(TV)에서 볼 수 있다. ▶타일러 라쉬 인터뷰 영상과 전문 바로가기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타일러 라쉬는 2018년 5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연 ‘기후행동’ 행사에서 사회를 봤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타일러 라쉬는 2018년 5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연 ‘기후행동’ 행사에서 사회를 봤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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