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맞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백신 예약 고민하는 사람들

등록 2021-09-23 17:43수정 2021-09-23 23:15

왜 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로 남아있나
추가예약 1.6%…업무량 많고, 노동시간 불규칙
30일까지 예약…“추가접종 기간 늘려 기회 줘야”
23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측량업체에서 일하는 ㄱ(28)씨는 요새 백신 접종 때문에 고민이다. 회사 내에서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비수도권 여러 지역에 있는 개별팀의 업무 진행 상황에 따라 수시로 출장을 가야 하고, 주말 근무도 자주 한다. ㄱ씨는 “백신을 맞으려고 해도 맞을 시간이 없다”며 “내가 어디에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병원에서 언제 백신을 맞을지 정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대개 도심 외곽에서 측량을 하기 때문에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하더라도 시간에 맞춰 병원에 가기 어렵다.

지난 18일 추가예약이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577만여명의 예약률은 1.6%(9만2798명·23일 0시 기준)이다. 접종률을 높이려면 ㄱ씨 같은 이들을 위해 미접종자의 예약 기간을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ㄱ씨처럼 업무량이 많고 노동 시간이 일정치 않은 노동자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다. 김한별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은 “방송 작가들은 대부분 너무 바쁘다. 백신을 맞으러 가야 하는데 급한 일이 생겨서 예약을 취소하는 일도 부지기수다”며 “백신을 맞고 충분히 쉴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접종을 하더라도 당일 밤샘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는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백신 휴가 부여를 ‘권고’만 하고 있는데, 유급휴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의 노동자들은 백신 예약을 두고 고심하는 경우도 있다. 김 지부장은 “방송 작가들의 경우 백신 휴가도 유급이 보장되지 않는다. 일급으로 돈을 받는 경우엔 쉴 경우 하루치 임금을 받지 못하니 예약을 취소하고 뒤로 미루는 작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미접종자의 백신 추가 예약 기간은 오는 30일까지로 9월이 지난 이후 이들에게 추가 접종 기회를 부여할 계획은 23일 현재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미접종자의 9월 이후 추가 예약과 관련해 “현재 수립된 계획이 없다”며 “지금 예약 중인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이 진행된 이후에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접종자에게 추가적으로 접종 기회를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반기부터 예약 기회가 주어졌던 고령층과 달리, 18~49살의 예약 기회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돼 다소 기간이 짧았던 점과 접종 의사가 있는 데도 접종받지 못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질환 때문에 맞지 못했다거나, 여러 사정으로 맞지 못했던 사람에게 맞을 기회를 주는 등 접종 기회는 계속 부여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미접종자의 접종 기회를 9월까지로 끝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정부, ‘1천명’까지 물러섰지만…의협·전공의·교수, 이것도 거부 1.

정부, ‘1천명’까지 물러섰지만…의협·전공의·교수, 이것도 거부

홍세화의 마지막 인사 “쓸쓸했지만 이젠 자유롭습니다” 2.

홍세화의 마지막 인사 “쓸쓸했지만 이젠 자유롭습니다”

봄 맞아 물오른 버드나무 40그루 벤 뒤…5만평 모래톱 쑥대밭으로 3.

봄 맞아 물오른 버드나무 40그루 벤 뒤…5만평 모래톱 쑥대밭으로

이종섭의 ‘자백’,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다 [논썰] 4.

이종섭의 ‘자백’,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다 [논썰]

‘죽은 듯 드러누운’ 장애인들, 장애인의 날에 체포됐다 5.

‘죽은 듯 드러누운’ 장애인들, 장애인의 날에 체포됐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