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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잠복기 전파? 10만명 감염?…신종 코로나 미확인 정보 확산

등록 2020-01-27 21:51수정 2020-01-28 13:39

차츰 정체 드러내는 신종 코로나

환자 41명 분석한 ‘랜싯’ 보고서
27명이 우한 수산시장 다녀왔지만
첫 환자는 방문 안해 진원지 논란
10살 소년 ‘무증상 감염’ 사례도
질본 “잠복기 감염성은 낮을 것”
영 전문가 “10만명 감염됐을 것
환자 1명이 3명까지 전파” 추정
미·중 등 백신 개발 “적어도 3개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해당 감염증의 전파력이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바이러스인데다 공식적으로 검증된 정보들이 많지 않아 더욱 그렇다. 특히 중국 보건당국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잠복기에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면서 그 진위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의학계 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일단 국내 보건당국은 그런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6일 “사스와 달리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잠복기(최장 14일 추정) 동안 확산되는 경로를 밟고 있으며 현재 확산 추세는 상대적으로 빠르다. 점점 더 심각하고 대처하기 까다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번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는데다 변종이 초래할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대해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판단했는지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으로 중국 정부에도 판단 근거를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27일 밝혔다. 다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와 사스 사례를 참고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잠복기 감염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국 의료진이 가족 간 전파 사례를 연구한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의 최근 논문에선 겉으로 나타난 증상이 없었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세가 발견된 10살 소년의 사례도 나왔다. 해당 연구진은 “무증상 감염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는 “두 논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유행병을 불러일으킬 파급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몹시 걱정이 들게 하는 연구 결과”라며 “우한에서 두달 만에 이런 규모로 확산됐다는 건 매우 심각하고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잠복기 환자에게도 전파력이 있다는 내용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나오는 건 새로운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만약 잠복기 전파 가능성이 확실해지면 높은 전염력을 보인 사스와 위험성이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좀 더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해당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 체액에 바이러스가 있느냐를 충분히 봐야 하는데 제대로 된 데이터가 없다”며 “확실한 미생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병 진원지를 잘못 짚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명돈 교수는 “중국 의료진이 초기 확진환자 41명을 연구한 또다른 <랜싯>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첫 발병한 것으로 나타난 환자가 화난 수산시장에 가지 않았다고 답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에는 41명 가운데 27명이 화난 수산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세계보건기구(WHO) 추산보다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영국 <가디언> 보도를 보면, 닐 퍼거슨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공중의료 전문)는 “추측건대 아마도 현재 전세계적으로 10만명가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이라며 이번 바이러스의 재생산지수를 2.5~3으로 추산했다. 한 사람의 감염자가 최대 3명까지 추가 전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긴급위원회가 23일(현지시각) 제시한 ‘예비 아르영(R0·재생산지수) 추정치’인 1.4~2.5보다 높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토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력이 사스보다는 낮지만 메르스보다는 높다고 파악하고 있다. 사스의 재생산지수는 4.0, 메르스는 0.4~0.9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중국·오스트레일리아 등 전세계 공공·민간 공중보건 실험실마다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개발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효과적인 백신 개발 완료까지 적어도 석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 개발팀이 앞으로 3개월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할 실험 백신을 만들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다해 박현정 조계완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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