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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료·건강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선 그를 만났다

등록 :2020-02-12 21:44수정 :2020-02-1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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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중대본 역학조사2팀장 인터뷰]

“확진자가 말하지 않은 동선,
합리적 의심 통해 끌어내야

이번 방역, 메르스때보다 어려워
중국 등 유입인구 많은데다
초기 증상 감기와 비슷

증상 발현시기 판단이 중요
추가 감염 최소화하기 위해선
24시간내 접촉자 찾는 게 핵심”
12일 오전 9시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2팀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역학조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12일 오전 9시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2팀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역학조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추가 감염 최소화를 위해선 확진환자 발생 24시간 안에 동선을 파악해 신속하게 접촉자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어조는 낮고 차분했으나 말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는 그로선 1분 1초가 아쉬운 눈치였다. 12일 오전,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2팀장은 기자들과 만나 시간 압박과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방의학과 전문의로 2011년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현장근무를 한 베테랑이다.

박 팀장이 보기에 코로나19 방역은 메르스 때보다 훨씬 까다롭다. “메르스 위험국은 중동 13개국에 한정돼 있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발병 소지가 가장 높아 사전 준비나 예측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유입 인구가 어마어마해 의심환자 범위를 정하는 것이 어렵다.” 위험지역이 갈수록 늘고,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특징을 잡기 어려운 점도 불확실성을 높인다. “오늘 아침에도 캄보디아 입국자를 어떻게 할지 토의를 했다. 캄보디아는 확진환자 보고(12일 기준 1건)가 거의 없는데, 실제 감염이 없는 것인지 드러나지 않는 것인지 정보가 부족하다.”

역학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증상 발생을 언제로 보느냐’다. 증상 발현 때부터 전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3번째 환자의 경우 증상 발현 시점이 1월22일 저녁 7시에서 오후 1시로 앞당겨진 적이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최초 진술을 다시 검토하면서 (오후 1시) 약국에서 카드사용 내역이 확인돼 증상 시작점을 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환자의 말만 믿으면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역학조사관이 갖춰야 할 노하우로 그는 ‘합리적인 의심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꼽았다. “환자가 말하진 않았지만 누구와 밥을 먹었을까, 어떻게 이동했을까, 잠은 어디서 잤을까 이런 걸 끌어내야 한다.”

환자가 대형 쇼핑몰에 머물렀다고 해서 그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접촉자로 분류되는 건 아니다. 2m 거리 내 대면 혹은 직접적 체액 접촉이 있었던 경우 접촉자로 본다. 의료 시술이 있는 특수한 상황에선 2m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는 “환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중요하다. 내가 이렇게 닫힌 공간에서 브리핑을 잠깐 하고 나갔다면 반경 2m 이내 사람만 접촉자로 잡는다. 2시간 넘게 이야기를 했다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접촉자로 관리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자가격리 해제 절차에 대한 보완책이 검토되는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2차 전파는 대부분 가족이나 상당 기간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경우다. 장기간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이나 접촉력이 크다고 여겨지는 가족 친지 등에 대해선 격리해제 절차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추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 압박과 불확실성을 뚫고 판단을 내리려면 무엇보다 ‘조직적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박 팀장이 인력 보강을 바라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는 “1명의 숙련된 역학조사관을 확보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중앙(질본)은 사람이 집중돼 기능이 조금씩 향상하고 있지만 지방은 역학조사관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역학조사관 선서문. 질병관리본부 제공
역학조사관 선서문. 질병관리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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