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백신 한방울까지…특수 주사기 쓰면 1병당 1~2명 더 맞을 수 있다

등록 2021-02-28 19:00수정 2021-03-01 02:40

정부, 백신 잔여량 사용 권고
최소 잔여형 주사기 국내 개발
피스톤과 바늘 사이 잔류부피
0.035㎖ 이하로 일반형보다 작아

아스트라 1병당 10→11~12명
화이자는 5→6~7명까지 접종
“오염될수도” “무균 작업 거쳐”
남은 백신 모은 뒤 사용은 금지
전북 군산시 풍림파마텍에서 지난 18일 업체 직원들이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생산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북 군산시 풍림파마텍에서 지난 18일 업체 직원들이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생산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할 때 백신 한 병(바이알)당 1~2명에게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특수 주사기를 사용하면 폐기되는 백신의 양이 줄어 잔량을 접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27일 브리핑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백신 잔여량 처리 방침에 대한 공문을 전국 요양병원과 보건소 등 접종 진행 현장에 보냈다. 최소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LDS)를 사용하면 백신 한 병당 접종 권고 인원수에 맞춰 접종한 뒤에도 추가로 접종할 수 있을 만큼 백신이 남을 수 있는데, 그 경우 남은 백신을 폐기하는 대신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국내 접종에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은 일반주사기를 쓰면 한 병당 각각 10명과 5명에게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쓰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1∼12명에게, 6∼7명에게 접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최소잔여형 주사기는 밀대(피스톤)와 바늘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도록 만들어진 특수 주사기다. 일반적인 주사기는 이 공간에 남아 있는 잔류 부피의 기준 규격이 0.07㎖ 이하지만, 최소잔여형 주사기는 0.035㎖ 이하다. 버려지는 양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두원메디텍·신아양행·풍림파마텍이 만든 최소잔여형 주사기가 백신 접종에 쓰이고 있다.

최소잔여형 주사기 특징
최소잔여형 주사기 특징

정경실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일반적으로 한 병당 용량에는 접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분을 고려해 여유분이 일정 부분 포함돼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같은 경우엔 한 병당 5㎖가 원칙이지만, 5㎖+알파의 적은 용량이 추가로 들어 있기 때문에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했을 때 잔여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은 한 병에 들어 있는 약물 0.45㎖를 생리식염수 1.8㎖와 섞어 2.25㎖로 만든 뒤 접종한다. 1명당 접종량은 0.3㎖다.

다만 정 반장은 잔여량 접종 자체가 의무가 아니라는 점과 여러 병에서 남은 백신 잔여량을 모아 접종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용하는 주사기의 종류와 간호사의 숙련도 등에 따라 잔량에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백신 표준 접종법을 바꾸지는 않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우려와 기대를 함께 나타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정해진 분주(주사기별로 소분해서 옮김) 횟수 이상 분주하는 것은 오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많이 접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지금은 한 방울도 아쉬운 상황”이라며 “알코올솜으로 병을 닦아가면서 클린벤치(무균작업대)에서 분주 작업을 하기 때문에 감염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소잔여형 주사기로 얻은 물량을 백신 개발사가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백신은 도스(1회분) 단위로 계약하는데 추가된 1~2회분을 두고 백신 제조사들이 ‘이것도 우리가 공급한 물량’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자두농사 청년’ 향년 29…귀촌 7년은 왜 죽음으로 끝났나 1.

‘자두농사 청년’ 향년 29…귀촌 7년은 왜 죽음으로 끝났나

후쿠시마 농어·가자미…오염수 방류 뒤 ‘세슘137’ 껑충 뛰었다 2.

후쿠시마 농어·가자미…오염수 방류 뒤 ‘세슘137’ 껑충 뛰었다

민희진, 1년 전 “어도어는 내 음악·사업 위한 회사” 인터뷰 재조명 3.

민희진, 1년 전 “어도어는 내 음악·사업 위한 회사” 인터뷰 재조명

의대교수 집단휴진에 암환자들 “죽음 선고하나” 절규 4.

의대교수 집단휴진에 암환자들 “죽음 선고하나” 절규

‘빅5’ 병원, 주1회 휴진 대열 서나…서울대·아산병원 첫 줄에 5.

‘빅5’ 병원, 주1회 휴진 대열 서나…서울대·아산병원 첫 줄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