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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란봉투법’에 산업현장 혼란?…21년 전 한나라당은 입법 팔걷었다

등록 2023-05-26 16:09수정 2023-05-26 21:42

2002년 한나라당 의원들, 더 센 노란봉투법 발의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도 발의자…김 “기억 안나”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 상정에 대해 전해철 위원장과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 상정에 대해 전해철 위원장과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국민의힘이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산업현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대하는 가운데 21년 전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노란봉투법보다 훨씬 강력하게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당시 발의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겨레>가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02년 당시 김성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근로자 지위를 보장하고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제안 이유로 독립사업자 형태의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사용자 사업에 편입돼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데도 형식적으로 독립사업자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인 근로 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자를 사용자로 인정하는 규정을 둔다고 밝혔다. 지금도 화물차주, 배달노동자, 대리운전자 등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사용자를 재정의한 대목은 최근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조법 2조 개정안과도 내용이 비슷하다. 2조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봐야 한다고 규정한다. 법이 통과되면 원청과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하청노동자도 원청과 단체 교섭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당시 법안은 노조법이 아닌 근로기준법에 해당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임금 등 노동 전반의 권리와 의무를 다루는 포괄적인 법률로서, 통상 근로기준법의 노동자로 인정받으면 노조법의 노동자로도 자연히 인정받는다. 하지만 특수고용 노동자의 사례에서 보듯 노조법의 노동자로 인정받더라도 근로기준법의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 하는 경우가 매우 잦다. 당시 한나라당 법안이 통과됐더라면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원·하청 단체교섭권을 넘어 임금과 노동시간·휴가·퇴직금·해고 등에 대해서까지 원청회사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당시 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16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다.

당시 법안 발의자 명단엔 현재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임명 뒤 노란봉투법에 대해 “상당히 문제가 많은 법”, “강성노조만 유리한 법”이라고 비판하며 도입을 반대했다.

김 위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법안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과 관련해 “오래돼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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