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사가 끝내 자율교섭에 실패해 지난해에 이어 총파업 사태를 맞게 됐다.
병원 노사는 19일 오후 4시부터 20일 오전 7시까지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여 일부 진전을 보기도 했으나 주 5일제 확대 실시, 임금인상, 비정규직 문제 등 핵심 쟁점들에 대해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측은 애당초 △인력충원을 통한 주 5일제 확대 시행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고용보장 △임금 9.89% 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하며 교섭에 나섰다.
사측은 이에 대해 병원들의 경영난을 들어 난색을 표하기만 했다.
그러던 사측이 지난 주말 협상에서 전임자 감축 등 노측이 `독소 조항'으로 보고 있는 부분을 빼고 △임금 동결 △토요 외래진료 유지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측의 `간극'이 너무 커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20일 총파업'을 코 앞에 둔 이날 교섭에서도 막판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했다.
사측은 임금 동결에서 기본급 2% 인상과 2006년 이후 사용자단체 준비위원회 결성,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노력 등을 내용으로 한 양보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측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무성의와 함께 임금 인상률이 요구안보다 턱없이 낮고, 토요 외래진료 유지 등을 사측이 고집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산별교섭 체결을 위해 기본급 2% 인상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해 조합원들의 불만을 산 경험이 있어 올해는 양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법적으로 이미 300인 이상 병원 사업장, 공공병원 등에 적용토록 돼 있는 주 5일제도 인력을 충원해 환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되레 토요 외래진료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사측은 "산별노조 소속 병원들이 다양하고 대체적으로 병원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임금 인상과 주 5일제 확대 실시 등을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병원 노사는 이같은 쟁점 이외에도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 보장, 유급 생리휴가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는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이로써 병원 노사는 마침내 `환자 불편'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해결의 돌파구를 찾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협상을 마친 뒤 노사 대표는 교섭을 계속 벌이기로 하면서도 일단 산별교섭 결렬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의 불성실한 교섭태도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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