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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KBS 편성본부 폐지 추진 방송독립성 심각 훼손”

등록 2010-05-25 21:52

한국방송 피디들 ‘조직개편’ 잇단 비판성명
“올 ‘KBS 스페셜’ 13편 경영진 지시로 제작”
<한국방송>(KBS)이 조직개편을 통해 편성본부를 폐지하고 일부 피디 프로그램을 보도본부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피디협회와 일선 피디들이 비판 성명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케이비에스 스페셜’ 피디 15명도 실명 성명을 내어 지난 2월 이후 모두 13편의 프로그램이 경영진의 지시로 만들어졌다고 폭로했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25일 ‘케이비에스를 죽이는 조직개편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편성본부와 라디오본부의 폐지, 티브이제작본부 시사프로그램의 보도본부 이관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조직개편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덕재 피디협회장은 “처음에는 추적60분, 소비자고발, 심야토론 등 3개 프로그램 이관이 얘기되다가 반발이 심하자 추적60분만 옮기는 것으로 가는 것 같다”며 “협업은 명분이고 장기적으로 피디저널리즘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편성본부 해체 때는 회사 경영라인이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피디들을 컨트롤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방송법 제4조는 정권의 방송통제를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 마련을 위해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편성본부 폐지는 편성의 기능을 축소시켜 사장의 입김 아래 두기 위한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2채널 시사프로그램인 ‘추적60분’ 피디 10명도 실명 성명을 통해 한국방송이 추진하는 기자와 피디 협업이 게이트키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추적60분의 이관이 “한국방송 내 사장의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결국 추적60분을 없애고 장기적으로 피디들로 하여금 시사를 다루지 못하게 하려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을 거부하며 “(이관 강행 때) 발생하는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1채널 일요일 저녁 8시 프로그램인 ‘케이비에스 스페셜’ 피디 15명은 이날 ‘케이비에스 스페셜 피디들의 입장’이란 성명을 내어,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3편의 프로그램이 윗선의 지시로 제작됐다고 했다. 이 가운데 9편이 입길에 올랐다면서 케이비에스 스페셜을 가볍게 여기고 권력을 사유화하는 경영진에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4·19세대 특집의 경우 지난해 기획했음에도 손놓고 있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연설 등에서 4·19세대의 민주화 업적을 강조한 시점인 4·19 한달 전에 경영진이 제작을 지시했다. 2월7일 도시의 탄생 편은 세종시 관련 구설에 올랐고, 2월28일 김연아 스페셜은 이틀 만의 긴급제작으로 일부 사실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피디들은 13편 모두 사장이나 부사장, 본부장이 제작을 지시했다면서 아이템 기획을 하는 ‘스페셜위원회’는 일선 피디들이 배제된 채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 이상 우리를 정권의 도구나 자신들(경영진) 정치적 야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조직 개편안은 현재 관련 팀에서 확정을 짓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6월 둘째 주 최종 확정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섭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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