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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한겨레의 ‘벗’으로서 전하는 몇가지 당부

등록 2021-05-28 04:59수정 2021-05-28 11:23

[한겨레 벗] 김영식 낮은예수마을교회 목사

사회적 공공 네트워크 역할과
기자로서의 책무 기억해 주길
김영식. 본인 제공
김영식. 본인 제공

종이신문이 조만간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인터넷의 발달과 전 국민 스마트폰 보급, 1인 미디어 뉴스의 홍수 속에 뉴스와 기사 검색은 디지털 일상의 필수가 된 지 오래다. 언제든 내 손안에서 뉴스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데 굳이 종이신문을 찾을 필요가 없다. 종이신문사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디지털 체계 전환이 요청된다. 한겨레신문사의 디지털 전환 소식이 반가운 이유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간단치 않다. 수익화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과 네이버로 양분된 포털 사이트를 매개로 디지털 뉴스가 거의 무료로(?) 전달되고 소비되는 한국적 상황 속에서는 <뉴욕 타임스>와 같은 디지털 뉴스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겨레신문사가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대안, ‘후원회원 벗’들의 자발적 후원금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국민 후원 미디어’로 거듭나겠다는 결정에 깊은 지지를 보내며, 나 역시 ‘벗’으로서 몇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우선, 왜 여전히 <한겨레>여야만 하는지에 대해 치열하지만 신선한 자발적 후원 논리 계발에 힘써주길 바란다. 1988년 5월15일, 국민 모금으로 시작된 국민주 신문 <한겨레>이기에 다시금 국민 후원 미디어로 만들어달라는 것은 과거 향수에 젖어 쉽게 후원회원을 확보하겠다는 태만적 심성으로 보인다. 33년 전이다. 추억만으로는 바뀐 현실을 설득하기 어렵다.

둘째, 종이신문의 활자를 그대로 디지털화시켜놓는 수준의 디지털 전환을 극복하길 바란다. 디지털 시대 독자는 뉴스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정보의 생산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실시간 쌍방향 상호적 연결성, 유연성과 창의성, 익명성과 개인성의 조화, 온라인 시티즌십 공동체성과 같은 디지털 문화와 가치의 요소를 반영하는 디지털 기사 작성과 운영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감당하길 바란다. 예를 들어, 디지털 뉴스의 일방향적 사적(privatization) 소비화를 넘어 사회적 공공성(publicity)의 책임감을 유도하는 공공 네트워크 연결이다. 기사를 통해 시민단체와 연결하고, 온라인 서명과 입법과정에 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후원회원 독자들의 경험이 다시 새로운 기사로 이어지는 디지털 기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셋째, 신문사의 조직과 행정도 디지털 전환을 이루길 바란다. 종이신문의 관료적 시스템으로는 디지털 가치와 문화를 담아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속도와 효율성을 따라갈 수 없다. 디지털 기사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자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담보하는 조직과 행정 체계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디지털 언론 개혁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권위의 재설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더 철저한 기자의 전문성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소명적 책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해주길 바란다. 기자의 고유하고 독특한 의제 발굴 능력, <한겨레> 기사만의 차별화, 기획화, 연재화를 감당할 수 있는 질적 수준의 유지가 디지털 독자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정공법이다.

분단 극복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여전히 붙잡아야 할 한반도의 운명이 서글프지만, 그것이 <한겨레>가 존재하는 이유가 됐으니, 한겨레신문사의 디지털 전환이 한반도의 분단 극복과 동북아 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 아울러 한국 사회 진보 담론의 확장을 이루는 ‘한.겨.레. 신문사’가 되길 바란다.

김영식 낮은예수마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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