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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학생에게 학운위의 문을 열라

등록 :2021-07-19 17:03수정 :2021-07-20 02:34

청소년 마당ㅣ나도 쓴다

학교운영위원회란 무엇인가? 초·중등교육법 제31조에 따르면,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을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교육을 하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학교운영위원회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학교운영위원회의 문은 학생들에게는 닫혀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에서부터 학생은 없다.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들어온 말이 있다.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으로 이루어진 교육 공동체라는 말이다. 그러나 왜 교육 공동체에서 학생은 학교운영위원회의 문 앞에만 서면 슬그머니 배제되는가?

일부 지역의 학생인권조례에 학생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석하여 발언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2019년 ‘학교운영위원회 주요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운영위원회가 7만4095회 개최될 동안 학생이 참여한 회의는 8727회, 11.8%에 불과했다. 학칙 제정, 학사일정 운영 등 학교의 중요한 운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다. 저 8727회의 회의에는 구색 맞추기용 참여 역시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의 실질적인 참여율은 이보다 더 낮을 것이다.

안승민 학생 제공
안승민 학생 제공
학교운영위원회의 학생 참여가 적은 이유로 학생들의 참여의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 수도 있다.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이런 사회를 만들었는가?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에 학생을 뺀 사람도,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방청하고 발언하는 학생을 ‘특이한 학생’, ‘이상한 학생’으로 만든 사람도 우리가 아닌 어른들이다. 이런 사회를 만든 것은 어른들이면서 왜 우리의 참여의식을 탓하는가?

학교는 민주주의의 배움터다. 민주 시민을 길러내고 성장시키는 공간이 바로 학교이다. 민주주의는 참여가 없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는 사회 시간에 수업을 들으며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시민 단체와 정당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배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누리는 방법,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당이 무엇인지, 시민 단체가 무엇인지는 알더라도 학교운영에 참여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학생들의 학교운영 참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는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존중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학교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학교는, 그리고 사회는 학생이 눈치 안 보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당당하게 발언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학교를 꿈꾸어본다. 학생들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교칙이 인권 침해적이지 않나요?” “교복 디자인을 바꾸는 건 어떨까요?”라고 당당하게 발언하는 학교. 누군가는 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이상한 일만 한다며 깎아내리겠지만, 이런 학교가 될 때에야 비로소 민주적인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닫힌 문을 열라.

안승민(경기 청계중3)

※ <한겨레> 교육 섹션 ‘함께하는 교육’에서 청소년 여러분의 글을 기다립니다. 현재 초중고에 다니는 학생이나 학교 밖 청소년이 직접 쓴 글이면 됩니다. 연예인, 취미, 학교, 학원, 친구, 가족 얘기는 물론 자신의 바람이나 시사문제 등 주제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선정된 글은 지면과 온라인 기사로 발행합니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haniedutext@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원고지 7장, 한글파일로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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