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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논의 없이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꿨다”
역사교육과정 개발추진위원 9명 사의

등록 2011-09-20 00:03수정 2011-09-20 00:04

이배용 위원장이 논의요구 묵살…“추진위 의의 사라져”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월 발족한 ‘역사 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추진위) 위원 20명 가운데 9명이 19일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역사 교육과정 각론에서 ‘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자유민주주의’로 바뀌는 과정에서 추진위의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수, 교사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은 교과부 장관이 직접 임명했으며,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수창 서울대 교수 등 추진위원 6명은 이날 이배용 추진위원장 등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추진위의 동의와 승인 속에 제출되고 사회과 교육과정심의회까지 통과한 개정 역사 교육과정안에 대해 교과부는 마지막 단계에서 수정을 가했다”며 “교육 현장에 심대한 변화를 불러올 교육과정안 변경 고시를 추진위가 회의 한번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공개된 역사 교육과정 각론에서는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교체됐다. 이에 역사교과 교육과정 개정안을 연구한 ‘역사 교육과정 개발 정책 연구위원회’의 위원 24명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한 21명이 지난달 16일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어 8명의 추진위원은 이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소집하자고 이배용 추진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오는 30일 회의 일정을 잡으면서도 위원들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추진위원들 사이에서 추진위의 위상과 참여에 대한 의문이 생겨 사퇴까지 이르게 됐다. 이들은 전자우편에서도 “추진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거듭 확인하게 된 것은 추진위의 무책임과 무소신, 그리고 비민주적 현실”이라며 “더 이상 추진위원회에 참여하여 활동할 근거와 타당성을 찾을 수 없는 까닭에 그 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또 양호환 서울대 교수 등 3명도 개인적으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추진위는 역사 교육과정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이를 위한 새로운 방안보다는 교육과정 용어를 수정하는 일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오수창 교수는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 현대사를 가르치는 중심 개념으로 설정되어 온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가 들어가면 독립운동을 비롯한 한국 근대사를 보는 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를 추진위가 논의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사퇴한 또다른 위원도 “연구위, 추진위, 사회과 교육과정 심의위원회까지 거친 역사 교육과정안이 한국현대사학회의 건의로 바뀌었다”며 “국민 교육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국민들도, 교육과정 개발 참여자들도 모르는 상황에서 추진위의 존재 의의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경 이재훈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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