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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무너진 39층 골조공사 예정보다 두 달 늦어…무리한 타설 가능성

등록 2022-01-19 19:05수정 2022-01-20 02:33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감리보고서에 딸린 예정 공정표. 광주일보 제공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감리보고서에 딸린 예정 공정표. 광주일보 제공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골조공사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예정 공정보다 두달가량 늦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기간(공기)에 쫓겨 영하의 날씨에 무리하게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19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감리보고서에 딸린 1·2단지 예정 공정표를 보면, 201동 39층 골조공사(철근 설치 뒤 콘크리트 타설)는 11월 초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예정 공정표는 현대산업개발이 감리업체에 보고한 것으로 보이며, 2019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6개 공사 종류별로 공사 일정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지난 11일 무너진 201동 골조공사는 2020년 11월 1층부터 시작해 이듬해 12월 말 마무리 공사를 한다고 돼 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하지만 201동 39층 골조공사는 예정보다 두달 늦은 지난 11일 진행했다. 사고 당일 눈발이 흩날렸고 강한 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였는데도 외국인 노동자 8명은 11일 오전 11시40분부터 4시간가량 39층 바닥 타설 작업을 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발생 직후 “공기보다 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 공사 계획에 맞춰서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와 상반되는 내용을 담은 감리보고서가 나오자, 회사 쪽은 이날 “세부적인 내용은 조사 결과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 생태계가 바뀌지 않으면 아파트 공사 현장 어디서든 제2, 제3의 붕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공사를 발주하는 시행사는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빠른 공사 진행을 선호하고, 재개발조합 조합원들도 이사 등 계획에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공기 준수를 요구한다.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업체들은 시행사나 재개발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공기를 짜기도 한다.

지난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김명진 기자
지난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김명진 기자

이런 관행은 천재지변에 따른 공기 연장이 가능한 공공부문과 비교된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국토교통부의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에서는 태풍·홍수, 폭염 등 기후위기나 전쟁, 전염병 등 시공자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사태가 발생하면 공기를 연장하고 계약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 쪽은 “공공부문 공사의 품질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 연장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홍섭 군산대 교수(건축공학과)는 “공기 단축으로 인한 부실 공사를 막으려면 (민간부문에서도) 관련 법에 건축주나 발주자에게 공사와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발주자와 설계·시공·감리자 등 건설 현장 내 모든 건설 주체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해 산재를 줄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건설안전특별법’은 지난해 6월 발의(김교흥 의원 대표발의)돼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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