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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학교수들 “19단외우기 수학교육에 악영향”

등록 2005-04-05 14:37수정 2005-04-05 14:37



수학교수들 “19단 암기 수학교육 악영향”

 

교수신문, 전문가 36명중 최다답변…“90%가 상관없다”


수리능력 증진을 통한 두뇌개발을 돕는다며 최근 대대적 열풍을 일으킨 `19단 외우기'가 사실 수학능력 증진과 무관하다는 수학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교수신문은 5일 19단 외우기에 대해 수학 전공 교수 36명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응답자의 90% 이상이 "수학학습 능력 증진과 상관없다"는 등 부정적인 견해를 냈다고 보도했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수학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는 답변이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학학습 능력 증진과 상관없다"는 응답이 12명으로 부정적 답변이 전체응답자의 80%가 넘었다.

또 "수학능력이 뛰어난 일부 학생들에게는 수와 친숙해지고 계산이 빨라져서 효과적일 것이다"는 답변은 4명에 불과했고, "평범한 학생에게는 19단 외우기보다 더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 많을 것이다"는 답변도 2명이나 나왔다.

19단 외우기가 한때 열풍을 일으킨 데는 19단을 외우면 기본적인 수리능력이 발달하고, 큰 수에 겁을 안내며 수의 알고리즘(계산법)을 은연중 익히게 된다는 근거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19단에는 수학적 구조가 별로 없으며, 구구단을 활용해 큰 수를 계산하는 게 오히려 수의 알고리즘을 익히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수신문은 "세계 수학계의 흐름이 계산력이 바탕이 되는 대수, 방정식 등의 이론수학보다 사고력과 상식적인 추리력, 창의력 등을 중시하는 이산수학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실로 볼 때 계산의 강조는 시대에 뒤처진다"고 꼬집었다.

19단 옹호론이 내세우는 “19단을 외우면 좌우 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한다”는 이른바 ‘두뇌개발’ 론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이 주장이 과학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민윤기 충남대 교수는 “인지학적으로 볼 때 저장능력은 좋아지겠지만, 반면에 추리능력은 개발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저장기능을 활용할수록 여러 가지 원리와 논리를 스킵하는 경향이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배문정 서울대 강사(인지심리)는 “오른뇌는 공간지각을 하고, 왼쪽뇌는 세밀한 언어처리 등을 하는데, 19단을 외운다고 오른뇌가 발달하지는 않는다”며 ‘좌우뇌 발달설’을 일축했다. 배 강사는 “주산은 다르다”며 “주산은 시각과 촉각을 골고루 사용하고, 곱셈 말고도 덧셈, 뺄셈, 나눗셈도 같이 하기 때문에 뇌의 여러 기능이 사용된다”라고 주산과 암산을 차별화했다.

교수신문은 "19단은 우리 교육 현실에 비춰 암기교육과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토를 고착화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 신문은 19단은 아이들을 `암기기계'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정보통신(IT) 강국 인도의 19단 활성화에 대해서는 19단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도있고 강도높은 수학교육에 따른 결과이지 단지 19단의 영향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아래는 교수신문의 설문에 답한 수학교수들을 비롯한 전문가 36명의 명단이다.

강성주 덕성여대(편미분방정식), 계영희 고신대(위상수학), 권성용 공주교육대(수학교육), 김동건 청운대(조합수학), 김서령 서울대(수학교육), 김태균 공주대(수론), 김판수 부산교대(대수학), 민윤기 충남대(인지심리), 박만구 서울교대(수학교육), 박병하 영재교육진흥원(이산수학), 박성선 춘천교대(수학교육), 박은홍 아영교육문화연구소(교육심리), 박형빈 목포대(가환대수), 박형주 고등과학원(가환대수), 박혜숙 서원대(대수기하), 배문정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인지심리), 백인수 부산외대(실해석), 변지수 포항공대(수리논리), 윤정호 이화여대(수치해석), 이상구 성균관대(선형대수), 이상욱 수원대(조합수학), 이의원 대구교대(기하학), 이장주 성균관대(수학교육), 이중권 동국대(수학교육), 임해경 광주교대(위상수학), 전명진 세명대(기하학), 조민식 한국교원대(기하학), 조완영 충북대(수학교육), 채수덕 이화여대(수학교육), 최영기 서울대(대수위상수학), 한종혜 고려대(인지과학), 현우식 명지대(인공지능), 홍승표 포항공대(고전기하), 홍진곤 건국대(수학교육), 황동주 교육개발원(수학교육), 황혜정 조선대(수학교육)[총 36명, 가나다순]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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