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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그 큰 물난리도 견디고 정말 알뜰히 살았는데”

등록 2005-04-06 13:15수정 2005-04-06 13:15

"물난리 겪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이제는 더 이상 살 힘도 없어"

6일 산불에 타 터져버린 장독을 열어보던 양양군 강현면 용호리 윤연자(63.여)씨는 망연자실 눈물마저 흘리지 못했다.

태풍 `루사'로 전재산이나 다름없던 문전옥답을 잃은지 채 3년도 안돼 이번에는살기위해 몸부림치던 윤씨의 재기의 희망마저 화마가 새까맣게 태워 버렸다.

채 아물지 않은 수해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하루종일 남의 논을 부치고 농한기에는 설악동 식당에서 설걷이까지 마다하지 않는 등 그 누구보다도 억척스럽게 살아온윤씨.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위해 서울에서 어럽게 구해 온 의료용 침대 등 모든 것을 앗아간 화마 앞에서는 기가 막힐 뿐 이었다.

"어휴!, 오늘 아침에 여기에 오니 너무너무 기가 막혀.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하던 이앙기, 탈곡기 등 농기계도 모두 타버렸어. 알뜰히 알뜰히 살았는데" 앙상한 뼈대만 남긴채 잿더미로 변한 농기계 창고를 돌아 뒤뜰에 들어선 윤씨는줄을 풀어주지 못해 화마를 피하지 못한 강아지 2마리를 보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손자 녀석은 이것도 모르고 할머니 강아지 우리집에 데리고 오라고 성화야. 할아버지 병치례에 소는 헐값에 팔고 대신 개를 기르면서 한식구처럼 살았는데 정신없이 도망치느라고 개줄도 풀어주지 못했어" 이번 산불로 유일한 재산인 보금자리는 물론 살던 아파트를 비워줘야 하는 윤씨는 사랑방에 잠시 보관했던 속초로 시집간 딸 민옥(33)씨의 살림살이 등 모든 것을잃어 버리고 말았다.

(양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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