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보건원 확인…예방백신 없어 금속확산 위험 히로뽕 중독자 및 중독됐던 사람들은 10명 가운데 6명 넘게 ‘유사 에이즈’로 불리는 시(C)형 간염 바이러스에 집단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인의 감염률이 고작 1% 안팎인 시형 간염이 매년 5천명 이상 검거되는 히로뽕 중독자 사이에서 60% 이상 퍼져있을 경우, 일반인 감염률도 폭발적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가톨릭의대 정신과 김대진 교수팀은 6일 서울 지역의 히로뽕 중독 과거력 보유자 24명, 국립부곡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인 히로뽕 중독자 16명, 인천보호관찰소에 수용중인 히로뽕 중독자 11명 등 모두 51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32명이 시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혈액검사는 지난 3월 초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원 소화기바이러스과에 의뢰해 이뤄진 것으로 국가기관에서 히로뽕 중독자들의 시형 간염 감염실태를 직접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결과가 알려지자 관계자 회의를 여는 등 대책을 강구중이다. 김대진 교수는 “감염률이 60%대로 매우 높게 나타난 만큼 시형 간염 감염 실태조사를 일반 국민들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히로뽕 투약자들이 매년 5천명 이상 검거되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투약자들은 20~40배인 10만~20만명으로 추정된다”며 “그렇다면 히로뽕 경력자 사이에서만 6만~12만명의 시형 간염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시형 바이러스는 예방 백신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감염되면 대부분 만성화된다”며 “히로뽕 중독에서 벗어나도 시형 간염의 만성화를 피할 수 없어 시형 간염 환자는 계속 누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간학회에 따르면 시형 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기만 하면 50~85%가 만성화되어 비형 바이러스의 만성화율 17% 보다도 훨씬 높고, 수혈이나 성관계를 통해 전염이 가능하다. 같은 대학 김창욱 교수는 “히로뽕 경력자들은 주사기를 공유해 히로뽕을 투약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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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넘게 만성화…‘유사 에이즈’ 로 불려
◇ 시(C)형 간염 = 주사기 공동사용, 수혈 등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뒤 10~30년 동안 서서히 만성화된 뒤 갑자기 간경화, 간암 등을 일으킨다. 특히 예방백신이 없고,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뒤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아르엔에이(RNA) 유전자만으로 이뤄진 점 등이 에이즈와 비슷해 ‘유사 에이즈’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유병률이 1% 정도로 세계의 3% 보다는 낮으나, 치료가 잘 안되는 1b형 바이러스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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