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려고 부산항에 들어온 미국 해군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함이 언론에 공개된 26일 군인들이 함내 조종실에서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부산/박종식,이종근 기자
부산 해군 정박장서…새달 한-미합동 군사훈련 참여
미국 최대 규모의 핵추진 잠수함인 오하이호함이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정박장에서 처음으로 국내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하이오함은 3월2일 시작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참여를 위해 21일 입항했다.
오하이오함은 길이 171m, 너비 12.8m로, 50층 아파트를 뉘여 놓은 것과 비슷한 크기이다. 배수량은 1만8천t. 승조원 160명에 특수작전 요원 66명, 90일간의 식자재와 보급물자가 실린다. 정박장에 나란히 놓인 214급 잠수함 손원일호(1800t)가 마치 거인 옆에 선 어린아이 같았다.
갑판에서 6~7m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자 잠수함의 두뇌인 통제실이 나왔다. 동급 잠수함이 배경인 할리우드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서 본 것보다는 약간 좁아 보였다.
오하이오함은 냉전시기인 1981년 옛소련과의 핵전쟁에 대비해 건조됐다. 탄두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 24기를 장착해, 미국 본토가 파괴돼도 바다에서 보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은 1번함의 이름을 따 오하이오급으로 부르는 이 거대한 잠수함을 18척 만들었다.
이날 공개한 ‘원조’ 오하이오함에는 트라이던트가 없다. 더그 크라우더 미 7함대 사령관(중장)은 “2005~2006년 핵 미사일 대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154기 장착하도록 개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92년 체결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전략 핵 미사일 잠수함을 14척만 남기고, 나머지는 개조했다.
오하이오함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라우더 사령관은 이전에 핵 미사일을 탑재한 동급의 잠수함이 한국에 들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마 아닐 것”이라고 약간 모호하게 답했다.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올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부산/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