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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폭력 피해학생 그냥 돌려보낸 ‘아동센터’

등록 2008-05-02 07:58수정 2008-05-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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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해학생 심리치료도 학부모 동의 못받자 ‘포기’
어린이 성폭력 대처 전문 기관조차 ‘오작동’ 피해 키워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어린이 성폭력 사건을 두고 학교와 교육청뿐 아니라 어린이 성폭력 피해 관련 전문기관도 제때 알맞은 대처를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초·중학생 11명한테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된 여학생들 가운데 3명이 지난달 23~26일 부모와 함께 영남권역 해바라기 아동센터를 찾아갔으나, 여학생 2명은 상담 결과 성폭행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 못해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채종민 해바라기 아동센터 운영위원장은 “피해 어린이들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강제로 피해 여부를 확인하려고 검사를 할 수는 없다”며 “일단 어린이들을 돌려보낸 뒤 즉시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바라기센터로부터 성폭행 사건에 대해 수사의뢰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성서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해당 초등학교와 해바라기센터로부터 학교의 전체적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전에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의뢰를 따로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사무국장(학교성폭력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책위)은 “어린이들로부터 피해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들을 돌려보낸 뒤 경찰에 성폭행 사건으로 수사해달라고 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 어린이들은 교사와 상담에서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결국 경찰 수사에서 피해자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피해 여학생들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으로 드러나고 있는 초·중학생들 가운데도 이미 해바라기센터가 심리검사를 통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분류한 학생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바라기센터는 3월 중순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해당 초등학교에서 성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 21명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한 뒤 치료가 필요한 일부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했다. 뿐만아니라 지난달 중순께는 인근 중학교 남학생 9명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벌여 4명이 치료가 필요하다고 분류했다. 대구시교육청은 1일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 가운데 6명은 치료가 완료됐고, 2명은 현재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 연대사업국장은 “교사와 상담을 통해 성폭력 가해나 피해가 의심되는 학생들도 심리검사 결과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이 정확하게 파악됐는지 의문” 이라며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을 좀더 일찍 파악해 치료를 했더라면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해바라기 아동센터는 지난 1월부터 해당 초등학교 가해·피해 어린이들에 대해 치료를 맡아왔다.

채종민 운영위원장은 “이미 지난 1월부터 대구시교육청에 여러차례에 걸쳐 상황을 알렸다”며 “학교와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조사에서 가해나 피해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한 치료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주희 박영률 기자 hope@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어쩌다 학교가 이렇게까지…” 충격에 빠진 대구
▶ 교육부 ‘초등생 집단 성폭력’ 조사 나서
▶ 가해·피해 학생뿐 아니라 부모·교사도 상담치료 절실
▶ [단독] 한 초등학교 휩쓴 성폭력 ‘가해·피해 100명’
▶ ‘초등교 집단 성폭력’ 음란물 흉내내기 놀이처럼 번져
▶ 대구교육청, ‘쉬쉬’하다 경찰 조사 나서자 ‘뒷북’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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