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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계적 투자은행 간부, 국내 주가조작 연루 구속

등록 2008-05-04 12:17

세계 굴지의 외국계 투자은행 간부가 국내 최대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지원해 준 뒤 작전세력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이 적발돼 구속됐다.

이는 국제적 명성을 토대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외국계 금융사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한 사건이어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봉욱 부장검사)는 4일 펀드매니저를 시켜 이른바 `작전주'를 대량 매수해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으로 투자은행이자 증권사인 리만브라더스 서울지점 이사였던 송모(41.미국인)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리만브라더스는 골드만삭스, JP 모건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은행이며 외국계 증권사 임원이 주가조작 관련 금품수수 행위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작년 5월 코스닥등록사 UC아이콜스의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했던 세력이 브로커 홍모씨를 통해 작전주 매수를 부탁해 오자 이 회사 주식 25만주를 55억여원에 사들여준 뒤 사례비 조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UC아이콜스 주가조작'은 2천450원이었던 주가가 시세조종으로 2만7천원대까지 급등했다가 사상 최대 기록인 1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2천500억원이 공중으로 사라지게 한 희대의 사건으로, 이 회사 대표이사 박모씨 등은 이미 1심에서 징역형 등을 선고받았다.

송씨는 작전세력으로부터 주식을 1만주 이상 사는 이른바 `블럭딜'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한국 주식시장 정보에 밝지 못한 리만브라더스 도쿄지점 소속 펀드매니저에게 UC아이콜스 주식을 매수할 것을 적극 권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 주도로 리만브라더스가 해당 주식을 대량 매수해 `외국계 증권사가 대량 거래했다'는 호재성 정보가 생산되자 주가는 또 상승했지만 결국 시세조종이 적발되고 이 회사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리만브라더스도 46억원의 피해를 떠안았다.


검찰은 증권회사 임직원이 유가증권 거래를 할 수 없는데도 송씨가 작년 초부터 올해 4월까지 차명계좌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회사 등 47개 종목의 주식 95억여원 어치를 매매한 사실도 적발했다.

검찰은 송씨가 작전세력으로부터 수차례 술자리 접대를 받고 주식을 차명거래하는 등 증권사 임원으로서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의 노무라증권 사례를 유사 사례로 들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노무라증권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을 밝혀냈고 이 증권사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검찰은 리만브라더스 내부에 송씨 외에 또 다른 공모자가 있는지, 사건을 은폐하려 했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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