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고기 수출 비상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이 8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경기 포천시의 한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증세를 보이는 젖소들이 발견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7일 밝혔다.
이 농장에서 사육되는 젖소 185마리가 가운데 일부가 입과 유방에 물집이 생기는 증상을 보여 11마리를 골라 조사를 했더니, 6마리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구제역은 지난 2002년 5∼6월 경기·충청 지역에서 발생한 뒤 8년 동안 발생 건수가 보고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경기 과천시 정부청사에서 ‘중앙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해당 농가의 젖소를 포함해 주변 500m 반경 안에 위치한 농가 7곳의 젖소 531마리, 돼지 1500마리 등을 모두 살처분하고, 주변 10㎞ 농가에서 키우는 가축에 대한 이동제한 조처를 결정했다.
구제역은 소·돼지 등 발굽이 2개인 동물이 걸리는 제1종 법정 전염병으로, 입이나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낸다. 사람은 이 병에 걸리지 않으며,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고기를 먹더라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한편, 구제역 발병으로 우리나라 육류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됐다. 정부는 2002년 이후 돼지고기·쇠고기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각국과 구제역 청정국 지정을 위한 협의를 벌여왔다. 미국은 오는 12일 연방관보를 통해 우리나라를 구제역 청정국으로 지정할 예정이었고, 일본도 지난해 9월부터 제주도산 돼지고기와 우리나라 내륙산 일부 열처리 가공제품에 한정해 수입을 재개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