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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섬유·와인·인삼·화장품…유기농의 무한도전

등록 2011-09-21 16:06

세계유기농대회 사전 콘퍼런스 분야
세계유기농대회 사전 콘퍼런스 분야
유기농은 생명이다
8개 주제 사전 학술대회·바이오투어
‘유기농업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유기농대회. 언뜻 들으면 전문가들이나 관련 농업인들의 축제나 학술대회쯤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오해는 그저 오해’일 뿐이다. 유기농업은 매우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몇 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생태계는 물론 인류의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 모든 생산체계가 이에 해당한다. 농약은 물론, 화학비료, 가축사료 첨가제 등 합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가축이나 수산물까지도 윤리에 기반해 생산하는 조건을 추구하는 것 등이 그런 원칙들이다. 따라서 농업을 통해 자연을 보존하고 파괴된 생태계를 복구하는 것을 추구하는 유기농업은 일반적인 농축산물은 물론, 인삼과 와인 등 건강식품, 섬유와 화장품, 종자(씨앗)에서 수산 양식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번 세계유기농대회 본대회에 앞서 9월26~27일 이틀 동안 열리는 사전 콘퍼런스(학술대회)는 바로 우리 생활 속 유기농의 현주소를 점검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농업과 관련한 미개발 분야의 성장을 촉진하고 이를 유기농업 운동 전반에 적용시킨다는 목표로 열리는 학술대회는 ●유기섬유 ●유기화장품 ●도시농업 ●유기주류(와인) ●유기수산양식 ●유기차 ●유기인삼 ●유기종자 등 8개 주제별로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열린다. 참가자들은 유기농 뷔페를 제공받고 학술대회와 관련된 분야별 ‘바이오투어(생태관광)’도 하며 각 지역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돌아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소비자인 일반인들도 색다른 유기농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 신청은 세계유기농대회 누리집(kowc2011.org)에서 하면 된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 유기섬유

원료 생산부터 방직·인증제도 논의

환경오염 등에 따른 아토피 등 피부질환이 많은 만큼 뭇사람들의 관심이 끌릴 수밖에 없는 분야다. 친환경섬유협회가 주관해 경기도 남양주 유기농박물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국내 유기섬유 원료 생산단계부터 유기농 재배, 제직, 방직, 가공, 봉제에 이르기까지 인증 방안 등을 논의하며 유기섬유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또 유기섬유를 생산하기 위한 유기면화 생산단계에서부터 환경 보호 및 사회적 가치를 살피고, 면 말고도 마, 모, 견 등 다양한 분야의 유기섬유 생산과 가공방법 등에 대한 토론도 벌인다.


한국과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 부르키나파소 등 9개국 전문가 12명이 염색 기술 등 유기섬유 생산의 발전상, 각국의 관련 시장의 흐름과 전망, 유기섬유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마케팅 전략 등을 제시한다. 유기섬유의 인증 표준에 대한 각국 사례와 한국 유기섬유 표준과 인증제도 정착에 대한 주제발표도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직접 천연염색업체인 ‘약초보감’을 방문해 천연염색을 체험하며 유기섬유 제품 매장을 돌아보게 된다.

■ 도시농업

미·유럽은 인프라 어떻게 구축했나

도시지역 안에서 도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기농업을 모색하고, 도시농업이 먹을거리 생산뿐만 아니라 정서적·교육적·사회적으로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 등을 논의하는 장이다. 도시지역의 자연환경을 개선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경기도 농업기술원과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일본과 미국, 유럽,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60여명의 도시농업 전문가들이 제출한 24편의 논문 가운데 19편이 발표된다.

클라인가르텐 전문가인 독일 훔볼트대학 베른트 가이어 박사는 유럽 도시농업의 실태와 시민사회에 영향을 주는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우는 발표를 하고, 캐나다 라이어슨대학교 조 나스르 박사는 도시농업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캐나다 사례를 발표해 도시농업의 주요 정보를 제공한다. 도시농업 투어는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도시농업 시범사업의 모델을 살펴본 뒤, 길가나 아파트의 옥상텃밭 현장을 견학하고,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주말농장에서 고구마 맨손 수확 체험을 한다.

김영호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도시의 열섬화를 해결하려면 자투리 공간을 찾아내고 녹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도시농업을 주제로 하는 학술회의는 의미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 유기화장품

업체서 논문 발표…소재 개발 공유

남양주 유기농박물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최신 기술을 발표하고 공유할 전망이다. 특히 천연원료의 생산방식을 규명하고 유기화장품의 범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유기화장품 인증제도를 조망하며 나라별 인증제도 법제화 가능성도 모색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 등 국내외 주요 유기농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20여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한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이 남양주시 등과 공동으로 주관한다.

특히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개정된 국내 화장품법에 유기농 화장품 정의가 신설되는 등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전환기를 맞이하는 시점이어서,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적인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최신 소재 개발 동향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술대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 및 국제 유기농 인증기관 등의 관계자, 국내외 주요 유기농 화장품 분야 전문가 등이 나서 의견을 나눈다.

27일 열릴 바이오투어 참가자들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경기도 용인시)과 올해 8월 완공한 아모레퍼시픽 오산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홍유릉(남양주시)과 화성(수원시)을 관람한다.

■ 유기종자

토종종자 보존·보급·개발을 한눈에

유기농업 종자는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아이폼)이 유전자 조작 종자(GMO)와 잡종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대응해 특히 중요성을 강조해온 분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유기종자의 육종 보급·인증체계를 두고 활발한 논의가 집중돼왔다.

유기종자 보급과 개발에 힘써온 영농단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충북 괴산군의 ‘흙살림 토종연구소’에서 열리는 유기종자 학술대회는 모두 12건의 국내외 우수 논문 발표와 10여건의 포스터 발표로 이루어진다. 1991년 괴산미생물연구회로 시작한 흙살림은 충북농촌개발회, 괴산소비자협동조합 등의 농민들이 참여하면서 2005년부터 토종종자 보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토종종자 1000여종을 보존중이며, 해마다 토종작물 약 300종(쌀 70품종 이상, 곡류 200품종, 기타 30품종)을 심어 건강한 종자를 새로 받아내는 등 괴산군의 토종종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투어는 200여가지의 각양각색 토종종자들을 통해 유기종자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도록 준비됐다. ‘감물 감자’와 ‘대학 찰옥수수’로 잘 알려진 흙살림감물영농조합법인 등의 농장과 영농센터, 연구소 등을 방문한다. 또 2006년 준공된 친환경 쌀 도정 공장, 2009년 농촌진흥청 특성화사업 잡곡 분야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괴산잡곡영농조합 등도 둘러본다.

■ 유기인삼

명품 개성인삼 6년 탄생과정 소개

유기재배 인삼은 관행농업의 농약값에 견주면 생산비는 절반도 안 들어가지만, 생산량은 전혀 밀리지 않고 맛과 향이 뛰어나 상품적 가치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따라서 이제 세계인의 건강식품이 된 인삼을 더욱 건강하게 가꿔낸 유기인삼도 이번 학술대회에서 빠지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개성인삼의 역사와 유래를 살려 개성인삼을 상품화하고 있는 포천시에서 열린다. 종자 선별에서 발아, 이식, 추수까지 무려 6년 동안의 시간을 유기농법을 통해 제 모습을 갖춰가는 명품 개성인삼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포천 아도니스호텔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국내외 학계와 생산자·소비자 대표 등이 참가해, 유기농 인삼의 연구 성과를 나누고 유기인삼의 표준 모델을 제시하게 된다. 26일 30여편의 학술논문 발표가 있을 예정인데, 이때 100년 전통의 포천 개성인삼도 집중 소개된다. 27일에는 대회 참가자들이 포천시 영중면 인삼 재배 농장을 방문해 인삼 재배·관리 방법, 종자 정보 등을 알아보고 인삼포 견학, 아트밸리 방문 등 포천 시티투어에 참가할 예정이다.

포천시 영중인삼연구회 친환경인삼작목반은 농약을 전혀 살포하지 않은 무농약 및 전환기 유기농 인증을 거쳐, 2009년 9월 6년근 인삼의 유기농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 유기수산양식

항생제 쓰지 않는 양식 사례 발표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유기수산은 유기농산물과 유기축산에 이어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에 따른 해양오염 등으로 유기수산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가고 있어 이번 학술대회에 거는 관심이 크다.

친환경·생태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유기수산물은 합성화학제, 항생제나 호르몬을 쓰지 않는 방법으로 양식돼 바다 음식의 질을 높이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한국해양연구원 동해분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서는 세계 유기수산양식 사례를 공유하고, 허용되지 않는 물질을 최소화하거나 다른 물질로 교체하는 방안 등을 강구한다. 유기수산양식 행위가 인근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과, 환경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양식방법도 논의된다. 바이오투어에선 경북 울진군 유기수산물 생산 현장을 둘러본다. 앞서 울진군은 유기수산양식의 조기정착을 위해 지난해 국제유기수산 심포지엄을 연 바 있다. 울진군 관계자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유기수산양식의 보급과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로, 울진군이 향후 국제 유기수산 인증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유기차

명품 유기녹차 소비확대 방안 모색

세계 유기농 음료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기농 차는 명품 녹차의 생산지인 제주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과 녹차재배단지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선 한국차학회 등이 제주 명품 유기녹차 우수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국내외 전문가, 재배농가 등이 참석해 유기차 소비확대 방안 등을 꾀하게 된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유기차 분야의 육성과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유기차 성장 모델과 유기농 시장개척 방법 등도 심도있게 논의한다. 학술대회와 함께 유기차 전시·체험행사와 오설록~다희연~돌문화공원으로 이어지는 바이오투어도 계획돼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조성된 설록다원은 1984년 20만평으로 조성돼, 국내 최초의 차 전시관인 오설록과 국내 유일의 민간 차 연구기관인 설록차연구소가 들어서 있다. 연간 250t의 녹차를 생산해 국내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 인증 외에도 유럽연합과 세계유기농협회 등의 인증을 받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 수준의 유기차 생산단지로 인정받고 있다.

■ 유기주류(와인)

전통주·보리수 와인 생산현장 투어

맑은 물과 푸른 숲을 자랑하는 경기도 양평군에서 유기농업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유기주류 학술대회가 준비됐다. 양평군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교육관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유기주류를 주제로 국내외 관련 전문가와 관련 업체, 단체 등이 참석해 세계 와인시장의 전망을 내놓는다.

바이오투어에서는 오래된 기와지붕이나 산 바위 등에서 자라는 ‘와송’을 이용한 와송주, 막걸리 등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는 술마루주식회사, 한국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지평막걸리 양조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오디를 이용해 와인과 식초 등을 만드는 것은 물론 보리수 열매를 이용해 보리수 와인까지 생산하고 있는 오디와인영농조합법인 등을 둘러보며 유기가공식품의 가능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양평군에서는 오는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식물원인 세미원과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2011 양평 오가닉(유기농업) 문화퍼레이드’와 ‘오가닉 아트 페어’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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