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이 모습 ‘영정’이 되기 전에
북녘의 오빠 한번만이라도…
이 모습 ‘영정’이 되기 전에
북녘의 오빠 한번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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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생이니 올해 여든셋, 이정자 할머니가 조붓한 방 안에서 가만히 거울을 응시한다. 스물하나, 꽃다운 나이에 사진 한 장 챙기지 못한 채 짝짝이 신발에 저고리 차림으로 혈혈단신 황해도 연백에서 피난을 내려온 지 60년이 훌쩍 지났다. 부평초처럼 이곳저곳 떠돌다 30여년 전 충북 청원에 작은 방 하나를 얻어 홀로 지내왔다. 유일한 희망은 북녘에 생존해 있을지 모를 오빠와 만나는 것이다. 지난 11일 열리기로 했던 남북 당국회담 소식에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했지만 곧바로 날아온 회담 무산 소식에 희망을 접었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끝내 혈육과 재회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뜨는 경우가 차츰 늘어나고 있다. 12만8803명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5월31일 기준으로 5만5347명이 이미 사망했고, 생존 이산가족 가운데 70살 이상이 80%를 넘는다. 쓸쓸히 거울을 바라보던 할머니가 나지막이 읊조린다. “오빠~ 꿈에라도 한 번 와주세요.”
청원/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캐논 EOS 5D 마크 Ⅲ ISO 800 70㎜ , F2.8, 셔터 속도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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