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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20총선] 미래한국 비례후보 정경희 “4·3은 좌익 폭동” 비하 발언

등록 2020-04-01 16:44수정 2020-04-02 02:40

박근혜 정부 당시 국사편찬위원 지낸 정경희
‘일제시기’를 ‘일제강점기’로 바로잡은 데에
“북한 용어 쓴 셈” 잇단 편향된 인식 드러내
“한국사 관련해 대표성 갖기 어려운 인물”
정경희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정경희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7번인 정경희 영산대 교수가 제주 4·3사건을 “좌익 폭동”이라고 표현하는 등 과거 저서와 인터뷰 등에서 막말에 가까운 역사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사편찬위원을 지낸 정 교수는 2015년 펴낸 책 <한국사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이 주도한 좌익세력의 활동으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었다”며 “도민들이 궐기한 게 아니라 제주도의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저항해 일으킨 무장반란”이라고 주장했다. 4·3사건은 1947년 경찰과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저항한 남로당이 단독 선거·단독 정부 반대 등을 주장하며 봉기했다가 무력 진압되는 과정에서 무고한 도민들까지 희생당한 사건이다. 희생된 주민만 3만명에 이르는 현대사의 비극을 색깔론으로 매도한 것이다.

정 교수는 지난해 <1948: 대한민국 건국이야기>에서도 4·3사건과 관련해 “제주도 3개 선거구 가운데 2개에서 좌익의 폭동으로 인해 투표가 실시되지 못했을 뿐, 전국적으로 압도적 다수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며 달라지지 않은 인식을 드러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한 그는 과거 4·3사건을 ‘봉기’ 또는 ‘사건’으로 기술한 검정교과서의 내용을 두고 “제주 4·3 사건을 폭동이 아니라 봉기 또는 사건으로 규정해 이 사건의 폭력성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편향된 인식은 군부독재 시기에 대한 기술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제3공화국의 정체확립과 근대화 전략: ‘조국 근대화’를 위한 ‘정치의 경제화’​>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유신을 ‘정치개혁’으로 표현하거나 5·16 군사쿠데타를 ‘조국 근대화를 위한 국가프로젝트’로 기술했다. 그는 또 ‘일제강점기는 북한식 용어로, 일제시기를 일제강점기로 서술하는 것은 북한의 역사 해석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주장해왔다.

정 교수가 비례대표로 당선된다면 국회 교육위원회에 소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역사학계의 우려는 더욱 크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 교수는 여태껏 사실에 근거한다기보다 정치적 판단을 하고 발언을 해왔다”며 “심각하게 편향된 인식 때문에 한국사나 역사교육과 관련한 대표성을 갖기 어려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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