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표창장 위조’ 논란은 뜨거운 쟁점이다. 정 교수 쪽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이 정 교수 피시를 임의제출 받았던 점을 들어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딸 조아무개씨의 표창장 발급 경위나 총장 직인 파일이 정 교수 피시에서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는 기존 주장과 모순되거나 새로운 의문을 낳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위조 의혹은 여전하다. 재판부는 지난달 8일 처음으로 표창장 관련한 정 교수 입장을 물은 뒤 지난 7일과 21일에도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 표창장 발급 권한 위임?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는 지난달 8일 “정 교수가 표창장을 단순히 동양대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인지, 어학교육원장 자격으로 최성해 총장의 묵시적 승낙이나 전결규정에 따라 (위임 발급)한 것인지 정확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정 교수 쪽은 지난 7일 재판에서 “2012년 9월7일 동양대 직원으로부터 딸 조아무개씨의 총장 명의 표창장을 정상 발급 받았지만 2013년 10월6일 조씨로부터 표창장을 분실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조교에게 재발급 여부를 문의했고, 최 총장과도 담소를 나누며 재발급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지난 3월 최 총장 증언과 배치된다. 최 총장은 “(조씨의) 표창장 발급 사실을 알지 못했고, 표창장 발급 권한을 정 교수에게 위임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 쪽은 최 총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재판부는 표창장을 발급해준 직원이 누구인지, 또 직원이 알아서 발급 절차를 진행한 것인지 등에 대한 정 교수 쪽 설명이 부족하다며 거듭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이 어떻게 정 교수 피시에? 정 교수가 표창장 발급 주체를 동양대 직원이라고 주장하고 있기에 동양대 강사휴게실에 있던 정 교수 피시에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된 점에도 재판부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 교수 쪽은 지난 21일 “업무용 컴퓨터에 있던 자료를 백업하거나 복사하는 과정에서,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정 교수 피시로) 표창장 파일이 옮겨졌다”면서도 해당 피시의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 결과를 근거로 정 교수가 서울 방배동 집에서 피시를 사용한 시점이 2014년 4월 이후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시점을 ‘2013년 6월’로 적시했으므로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인 셈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컴퓨터 파일 전체를 백업한 것인지, 집에서 쓰려고 선별해서 가져갔다는 것인지”도 물었지만 변호인은 “피고인이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 총장 직인 인주로 찍히지 않았는데 정상 발급? 재판부가 ‘총장님 직인’이라는 제목의 디지털 파일이 정 교수 피시에 저장된 경위를 거듭 묻는 것은 이 부분이 표창장 위조 의혹의 진실을 가릴 핵심 사안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의 동양대 상장에서 총장 직인을 오려내 딸의 표창장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표창장의 진위를 둘러싼 공방은 인주 논란으로도 번졌다. 지난달 8일 증인으로 출석한 동양대 박아무개 전 교원인사팀장은 “총장 직인은 스캔 파일을 쓰지 않고 항상 도장을 찍는다”고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준비 기간에 정 교수와 박씨가 나눈 통화 녹음도 공개됐는데, 당시 정 교수는 “집에 인주가 번지지 않는 수료증이 하나 있다”며 “(직인을) 인터넷으로 이미지를 엎어서 찍을 가능성은 없는 것이죠”라고 묻자 박 전 팀장은 “직인은 인주로 찍는다”고 대답했다.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졸업장 등에 쓰이는 디지털 형태로 된 총장 직인 파일도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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