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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목 조르고 ‘성병’ 운운… 정신건강복지센터 간부가 직원들 괴롭혔다

등록 :2021-06-10 15:59수정 :2021-06-10 17:09

인천 ㄱ정신건강 복지센터
‘직장 내 괴롭힘’ 호소하며 1년 사이 4명 그만둬
“ㄱ센터 근로감독 실시하고, 복지사 실태조사해야”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인천지역의 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잇따라 퇴사했다. 피해자들은 부센터장을 가해자로 지목하면서 적절한 조치와 함께, 해당 센터에 대한 전체 근로감독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의 ㄱ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했던 복지사 ㄴ씨와 간호사 ㄷ씨는 최근 일을 그만두고 지난 2일 중부지방 고용노동청에 부센터장 ㄹ씨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10일 이들이 제출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서류와 <한겨레>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부센터장인 ㄹ씨는 센터 내에서 수시로 소리를 지르거나 직원들을 때리는 등 돌발행동을 했다고 한다. 지난 4월 퇴사한 ㄴ씨는 “2월께 전화상담을 하던 중 ㄹ씨가 이유 없이 갑자기 목을 졸라 깜짝 놀랐다”며 “직원들이 전화·방문상담을 하고 있는데 직원 이름을 고함치듯 부르고,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 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역사회 정신질환자(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가 상담을 위해 찾는 곳으로 안정적인 분위기가 중요하지만, 부센터장이 돌발행동을 하면서 환자들이 불쾌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ㄹ씨는 수시로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을 센터에 데려왔는데 반려견이 짖는 소리에 방문 환자들이 불안해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흥분한 반려견을 진정시키고 대소변을 치우는 일까지 떠안았다. 지난달 퇴사한 ㄷ씨는 “강아지에게 물린 적도 있었지만 부센터장은 거의 매일 출근할 때 강아지를 (센터로) 데려왔다”고 했다.

이 밖에도 ㄹ씨는 팀장과 직원들의 머리·등을 이유 없이 수시로 강하게 쳐 놀라게 하고, 한 직원에게 “(애인이 바뀌었으니) 성병 검사해봐야 되는 거 아니니”라고 공공연하게 말해 성적 불쾌감을 주는가 하면, 모든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일부 직원에 대해 “성 정체성이 의심된다”고 폭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명절을 앞두고 반강제적으로 금전을 갹출해 부센터장에게 고가의 전자기기(애플워치)를 선물하는 일도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불만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코로나 블루(우울)’ 업무까지 담당하는 등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관계갈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고 있다. 20명이 근무하는 ㄱ센터에서는 최근 1년 사이 4명이 퇴사했다. ㄷ씨는 “상담 환자들의 상태가 나아지는 걸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만, ㄱ센터에서 일하면서 너무 질려버려서 정신건강복지센터 쪽으로는 다시 취업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ㄴ씨도 “ㄱ센터에 대해 전체 근로감독을 하고, 센터 활동이 정상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관련해 부센터장 ㄹ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한겨레>는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주상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울시정신보건건강지부장은 “정신건강 복지 분야가 인력 풀이 넓지 않아서 평판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당한 일이 있어도 쉽게 저항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인천 ㄱ센터처럼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참는 복지사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돼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이주빈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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