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오른쪽)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클래식 더비 안방경기에서 두번째 동점골을 넣은 뒤 사뮈엘 에투와 환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
전통의 맞수대결 ‘엘 클라시코’
FC바르셀로나 3-3 레알 마드리드
“누 캄프(FC바르셀로나 안방구장)에 와서 3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하다니.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원정팀 무덤’이라는 누 캄프를 떠나며 레알 마드리드 단장은 이렇게 푸념했다. FC바르셀로나의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반 종료 직전) 1명이 퇴장당했는데 무승부라면 잘했다. 그가 우리를 패배에서 구해냈다. 한명이 3골을 넣는다면 특별한 능력이 아니고 뭐겠는가?”
두 사람의 표정이 엇갈린 건 순전히 한명 때문이다.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평가되는 아르헨티나의 샛별 리오넬 메시(20·FC바르셀로나). 그는 11일(한국시각) 레알 마드리드와의 2006~200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안방경기에서 혼자 3골을 넣어 3-3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각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두팀의 경기는 전통의 라이벌 대결인 ‘엘 클라시코’(클래식 더비)라 불린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바르셀로나와 카스티유 지방의 마드리드가 역사적으로 충돌을 거듭한 탓에 두팀 대결은 축구 이상의 감정을 폭발시킨다.
레알 마드리드가 골을 넣으면 메시가 눈엣가시처럼 계속 ‘멍군’을 불렀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반 5분 뤼트 판 니스텔로이가 골을 터트리자, 메시가 6분 뒤 동점골을 뽑았다. 니스텔로이가 전반 14분 페널티킥 골로 맞받아치자, 전반 28분 호나우지뉴의 슛이 수문장에 막혀 나온 공을 메시가 차넣어 2-2 팽행선을 그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8분 세르히오 라모스의 골로 앞서나간 뒤 후반 추가시간까지 버텼으나, 메시가 후반 46분 호나우지뉴의 패스를 극적인 동점골로 연결했다.
바르셀로나는 14승8무4패(승점50)로 선두가 됐고, 레알 마드리드(13승6무7패)는 4위를 유지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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