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 특집

‘즐기는 경지’ 이른 한국의 10대 수영 천재, 세계와 겨룬다

등록 2021-07-28 14:03수정 2021-07-29 02:40

[전문가 분석] 황선우
이병호 감독 “예측 깨는 천재성 과시”
노민상 감독 “게임을 즐기면서 한다”
29일 도쿄올림픽 100m 결승 시선 집중
황선우가 28일 일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준결승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황선우가 28일 일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준결승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예측을 또 깼다. 정말 천재다.”(이병호 서울체고 감독)

“경기를 즐긴다. 멘털이 뛰어나다.”(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

한국 수영의 ‘현재’로 부상한 황선우(18·서울체고)가 28일 일본 오전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에 전문가들도 놀란 분위기다. 지금까지는 ‘제2의 박태환’이라는 식으로 불렸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한국 수영의 ‘상징”으로 확실하게 이미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황선우는 이날 준결승 전체 16명 중 4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는 그가 유일한데 보통 신장이 190㎝를 넘는 서양 선수들과 달리 그의 체격(키 186㎝, 몸무게 72㎏)과 근육량은 뒤진다. 하지만 세계 최강인 케일럽 드레셀(미국) 등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를 가르친 서울체고 이병호 감독은 자신의 현재 체형에 맞는 영법에 비법이 있다고 말한다. 이병호 감독은 “선우는 아직 근력과 근 파워에서 서양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미완성이다. 순전히 물을 잘 타고 영법의 탁월함으로 경쟁하고 있다. 속도를 낼수록 커지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스피드를 내는 것이 황선우가 치고 나갈 수 있는 기술적 요인”이라고 짚었다.

100m는 수영에서는 단거리에 속한다. 황선우는 이날 0.58초의 반응 속도로 결선 진출 8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과거 박태환(0.6초대)보다 빠르고, 0.7초대의 보통 선수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은 “단거리에서 반응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천부적으로 타고났다”고 설명했다.

물론 후반부 추격을 위해서는 근력과 지구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병호 감독은 “아직 체력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나이다. 박태환이 장거리형 선수이고 워낙 후반 추진력이 좋아 단거리인 200m까지 섭렵했지만, 황선우는 단거리형으로 100m, 200m에 특화돼 있다. 짧은 거리를 빠르게 달려나간 다음에 후반에 지키는 스타일”이라고 구분했다.

노민상 감독은 황선우의 정신력을 평가했다. 노 감독은 “정신적으로 게임을 즐길 줄 안다. 져도 당당하고 기죽지 않는다. 일하러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일을 즐거워서 하는 사람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병호 감독도 “틈만 나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수영 동영상을 보면서 폼을 배운다. 수영을 너무 좋아하는 선수”라고 묘사했다.

올해 들어 가팔라진 성장세도 놀랍다. 황선우는 전날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입상권에 들지 못했지만 예선에서 1위로 한국신기록을 세웠고, 100m에서는 하루 새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두 차례나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병호 감독은 “늘 예측을 초과하는 천재다. 아시아신기록을 세울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29일 100m 결승전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병호 감독은 “100m는 200m보다 체력부담이 적다. 하루 쉬고 나올 수 있고, 한국신기록과 아시아신기록을 깨면서 사기가 높아졌다. 이미 할 것은 다 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임하면 결승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민상 감독도 “반응속도와 순간 스피드가 좋다. 누구보다 뛰어난 스타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힘만 보완하면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100m 결승전에서 6레인에 배정돼 3, 4, 5번 레인 선수들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호흡 방향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노민상 감독은 “단거리이기 때문에 오른쪽 한 방향으로 호흡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필요에 따라 양쪽으로 호흡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래야 상대를 보면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돌아와요 박항서”…베트남, 후임 감독 1년 만에 경질 1.

“돌아와요 박항서”…베트남, 후임 감독 1년 만에 경질

김연경 효과? 여자배구 포스트시즌 시청률 2% 돌파 2.

김연경 효과? 여자배구 포스트시즌 시청률 2% 돌파

프로야구 42년, 돈 내고 온라인 중계 보는 시대 왔다 3.

프로야구 42년, 돈 내고 온라인 중계 보는 시대 왔다

박항서 이어 김판곤·신태용까지…동남아 ‘축구 한류’ 4.

박항서 이어 김판곤·신태용까지…동남아 ‘축구 한류’

이정후, MLB 데뷔전서 안타·타점…“첫 경기 잘한 것 같다” 5.

이정후, MLB 데뷔전서 안타·타점…“첫 경기 잘한 것 같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