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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펜싱 남자 사브르, 실력·매너 모든 것 보여줬다

등록 2021-07-28 20:06수정 2021-07-29 02:42

구본길·김정환·오상욱·김준호 ‘신구 조화’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금’…올림픽 2연패
구본길이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구본길이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실력, 매너, 열정까지…. 모든 면에서 챔피언다웠다.

압도적인 경기였다. 구본길(32), 김정환(38), 오상욱(25), 김준호(27·후보)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팀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9년에 걸쳐 일군 금자탑이다. 2012 런던올림픽 때 단체전 금메달을 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했다. 2016 리우올림픽 땐 종목 로테이션 때문에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2017, 2018, 2019년 세계대회를 모두 제패한 대표팀은 그간 팀 세계랭킹 1위를 지켜왔다. 개인 랭킹을 보더라도 구본길(9위), 김정환(15위), 오상욱(1위), 김준호(20위) 등 모두 20위 안에 진입해있다. 구본길과 김정환은 이미 2012 런던올림픽 때 단체전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이기도 하다. 신구가 적절히 조화된 드림팀이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은 그 뒷모습. 연합뉴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은 그 뒷모습. 연합뉴스

이날 대표팀은 명성에 걸맞게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9개 피리어드를 지나며 한번도 우세를 빼앗기지 않았다. 화끈한 공격력은 덤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거침없이 몰아쳤다. 쉴 새 없는 공방 속에 경기장은 침묵과 환호를 반복했다. 팽팽한 대치 때는 침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의 침묵이 흘렀고, 득점이 날 때면 목까지 차올랐던 함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독일과 맞붙은 준결승은 그야말로 사브르의 진수를 보여줬다. 한국은 이날 독일과의 대결에서 3피리어드까지 11-15로 밀리는 등 고전했다. 구본길이 17-16으로 경기를 뒤집기도 했지만, 다시 역전을 허용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했다. 결국 오상욱이 마지막 9피리어드에서 혈전 끝에 상대를 압도하며 45-4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대표팀은 독일을 꺾은 뒤 감정이 복받친 듯 경기장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이날 이처럼 치열한 ‘속도전’이 펼쳐진 것은 사브르의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사브르는 기본적으로 에페와 규칙이 같다. 1피리어드는 3분. 9라운드를 거쳐 최종 점수가 높거나 먼저 45점을 내는 팀이 승리한다. 하지만 에페와 달리 제한시간 3분을 모두 채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공격 우선권 규정’ 때문이다. 심판의 신호와 함께 먼저 공격 자세를 취하는 쪽이 우선권을 갖게 되고, 우선권이 있는 선수만 득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신중하게 움직이는 에페에 비해 사브르는 훨씬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다. 순수 경기 시간인 27분을 채우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대한민국의 오상욱이 팀의 금메달을 확정짓는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대한민국의 오상욱이 팀의 금메달을 확정짓는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펼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펼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은 이날 매너에서도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줬다. 구본길은 준결승 독일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넘어져 괴로워하자 다가가 상대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치열한 경기 속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이 빛났다.

한편 세계 1위 오상욱은 이날 맹활약하며 자신의 실력을 전세계에 증명했다. 오상욱은 이날 2피리어드에 나와 상대 알도 몬타노를 5-0으로 제압하는 등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오상욱은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꾸준한 훈련으로 실력을 유지해왔다. 김정환은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에페 단체 은메달과 남자 사브르 단체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은 다시 메달 사냥을 준비한다. 남자 에페팀이 30일 단체전을 치르고, 여자 사브르팀이 31일 단체전을 앞두고 있다.

지바/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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