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던 9년 전 여름. 유럽 배낭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내 손에 남은 것이라곤 별로 없었고, 남에게 줄 것도 하나 없었다.(배낭은 스페인의 한 기차역에서 도둑맞았고, 돌아오는 일본 공항에서는 공항세를 낼 돈조차 없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 스무 곳이 넘는 유럽의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전문 디자인책을 한 권...
배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모니터를 보며 촬영한 사진을 고르는데,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라, 이 스튜디오에서 나한테 이런 스킨십을 할 사람이 있었던가? 돌아보니 인터뷰한 그녀였다. “와, 잘 나왔다. 난 이런 표정이 좋더라. 어때요?” “아아, 네. 좋은데요.” 등 뒤로 느껴지는 손에 신경이 쓰여 목을 움...
솔직히 1997년 아이엠에프 위기가 고마울 때가 있다. 98년 대학 졸업반 때 입사시험 봤다 하면 떨어지는 게 일이었다. “이게 다 그 망할 놈의 외환위기 때문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아이엠에프가 없었다면 아마 남들은 “걔가 좀 그렇지… 쯧쯧” 그랬을 테고, 나 자신도 자괴감 땅굴에 은거해 개구리 잡아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