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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글사랑도시 추진은 시민들 요구에 대한 응답”

등록 2021-08-12 10:53

인터뷰/ 이춘희 세종시장

한글사랑거리 지정 등 시민들 적극 제안 많아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 한글진흥담당 부서 조직
공무원 한글교육 가산점 등 시정 전반에 한글사랑
지난달 13일 오후 세종시청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난 이춘희 세종시장은 “한글사랑도시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시민자치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민주적 리더십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제공  
지난달 13일 오후 세종시청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난 이춘희 세종시장은 “한글사랑도시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시민자치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민주적 리더십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의 시정방향은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다. 시정의 처음과 끝을 모두 시민자치로 하겠다는 의지는 전국 최초로 읍면동장 20명을 모두 시민추천제로 뽑고, 시의 모든 정책을 시민자치기구와 논의하고 상의한 뒤 결정하는 방식을 구조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사랑도시 추진 역시 시민감동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과제였고 시는 약속대로 이를 실천할 뿐이었다.

 지난달 13일 오후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이춘희 세종시장은 “한글사랑은 세종대왕의 가치와 얼을 계승하는 노력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민주적 리더십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과 나눈 일문일답.  

  -도시 출범부터 ‘한글사랑’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 배경을 설명한다면.

 “세종시의 이름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에서 따왔다. 단순히 세종대왕의 이름뿐 아니라 애민정신과 교육 등 세종대왕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와 얼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글사랑’이다. 한글사랑은 도시 홍보의 수단이 아니라 지향해야 할 목표 그 자체로 여기고 있다. 현재 동과 마을, 도로 등 1천여 곳에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사용하고 있고, 보람동 광역복지센터와 반곡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을 한글 특화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세종시민대학 ‘집현전’, 지역화폐 ‘여민전’, 대표축제 ‘세종축제’ 등 세종대왕의 업적과 정신을 다양한 정책과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 개발·조성될 5생활권 및 6생활권에도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들을 적용할 계획이며, 시청사 내 중정 공간과 로비 공간을 활용해 한글 특화 책 문화센터를 구축하고, 개관을 앞둔 세종시립도서관에 한글 디자인을 접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동, 마을, 도로, 학교 1천여 곳에 세종 관련 또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해 짓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시청이 있는 보람동, 정부청사가 모여 있는 어진동, 한글사랑거리 지정이 이루어진 한솔동 등 세종시의 모든 동과 마을들은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생소하거나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랑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다. ‘2020 한글사랑 5개년 추진계획’을 연구할 때 진행한 시민 의견 조사에 따르면, 한글사랑 사업 전반에 대하여 긍정적인 평가가 63.2%를 차지했다. 한글사랑거리 선정을 위해 진행한 읍면동 공모에도 세종시 곳곳의 주민자치회, 상인회 등 다양한 단체와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했고, 한솔동이 한글사랑거리로 선정된 뒤 선정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힘을 모아 한글사랑거리의 발전을 응원하겠다는 의견을 밝혀주셨다.”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초이자 유일한 한글 진흥 전담부서를 신설해 화제가 됐다. 

 “세종시는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로서 시민의 목소리로부터 모든 정책과 사업들이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한글 진흥 전담부서의 신설 또한 지난해 말 시민감동특별위원회에서 제시된 과제이며, 올해 초 신속하게 이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열정적인 젊은 직원들을 배치한 덕분에 부서 신설 6개월 만에 벌써 한글사랑 지원 조례 개정, 국어문화원 유치, 한글사랑위원회 구성 등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세부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들도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제안해주시는 덕분에 신설 부서임에도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앞으로 부서가 담당하는 업무 규모가 점차 확장되면서 부서 규모 또한 커질 수 있으며, 대한민국 유일한 부서답게 한글사랑을 이끌어갈 참신한 사업들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민과 공무원들이 올바른 한글을 사용하도록 공공언어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관련 문화행사도 준비하는 것이 있나. 

 “우리시의 자랑 중 하나는 시청과 교육청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학원 등의 코로나19 방역도 함께 하고, 행복교육지원센터라는 기관을 합동 운영함으로써 아이들의 방과 후 시간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나아가 공공언어 개선을 위해서도 국립국어원의 국어문화학교를 공동 운영하기로 협력했으며, 지난 6월 첫 운영 결과 모집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원 마감되는 등 인기가 상당했다. 한글날이 있는 10월 기점으로 문화행사들을 계획 중인데 공모전과 전시회, 백일장, 시화전, 공연 등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한글사랑도시’ 세종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올해 기본계획의 비전은 ‘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한글사랑도시 세종’으로, 이는 시민주권 특별자치시, 행정수도라는 우리시 기본 가치들을 토대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책·사업 발굴 때 시민의 목소리를 늘 경청하고,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 둘 것이다. 한글사랑위원회, 시민주권회의 등을 그 통로로 활용할 것이다. 또 행정수도로서 중앙정부의 한글·국어진흥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글 진흥을 선도하는 도시로서의 역할을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시의 지역적·인구학적 특성 등 고유한 특색을 반영한 세부 사업들을 추진할 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참신한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시범 도입할 수 있도록 도전적인 태도를 견지하려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한글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경기 여주시 등 다른 지자체들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한글사랑이 국내외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글·국어와 관련된 민간 기업들과도 소통하며 관내로 기업을 유치하거나, 협력사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글사랑도시’를 추진하는 보람이 있다면.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과학적인데다 자주·애민의 철학까지 담겨 있는 언어다. 세종은 한글 제작뿐 아니라 모든 정책 시행 과정에서 한국 역사상 최고의 민주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 우리 시 역시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를 모토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읍면동장 20명을 모두 시민추천제로 뽑는다. 시민주권회의, 시민감동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시민자치기구가 있으며, 모든 정책들이 시행되기 전에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상의한 뒤 시행된다. 한글사랑도시 추진 과제 역시 시민감동특별위원회에서 시민들이 제안한 과제다. 그래서 한글사랑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시민자치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뜻을 실현하고 세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다는 보람이 있다.” 
김아리 기획콘텐츠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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