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출신 2005년보다 7명 줄어 “학력 하향 평준화” 주장
“서울대가 평가 잣대냐” 반박
“서울대가 평가 잣대냐” 반박
지난 2000년부터 고교 평준화를 시행한 울산의 교육계가 올해 서울대 합격자수를 놓고 학력 저하 및 평준화 공과논쟁을 벌이고 있다.
논쟁은 일부 지역 언론이 울산시교육청 자료를 인용해 올해 서울대 합격자수가 63명(재수생 포함)으로 2004년과 2005년 각각 77명과 70명이던 것에 견줘 줄어들었다고 보도하면서 비롯됐다. 이들 언론들은 평준화 전 한해 몇십명씩 서울대에 진학시킨 ㅎ고는 올해 4명에 그쳤고, 한때 30여명의 합격자를 낸 ㅇ여고는 올해 단 한명도 서울대 합격자를 내지 못했다며 학력 저하의 실례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은 “고교 평준화 뒤 중·고교 공교육이 붕괴돼 학력의 하향 평준화가 심각하다”며 시교육청과 각급 학교가 학력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는 학력 저하의 주 원인으로 고교 평준화를 지목하고 이의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합격자수가 학력 신장의 척도가 될 수 없다”며 이에 반박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외국어고 등 특목고가 난립하고 서울 강남 등 부유층의 학력 대물림 현상이 심화돼 지역 학생들의 명문대 진입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생과 부모들이 명문대 이름 보다는 치·의대 등 취업이 잘되고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학과를 선호하는 경향도 서울대 합격자수가 줄어든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평준화를 찬성하는 이들은 평준화 전 몇몇 고교에서만 서울대 합격자를 내 학교·학생·학부모·교사 사이의 위화감이 조성됐지만, 평준화 뒤 각 고교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고루 나오는 것은 ‘평준화 효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용식 전교조 정책실장은 “마지막 비평준화 세대가 졸업한 2002년 서울대 합격자가 71명이었으나 2003년엔 91명이 합격했으며, 전국의 우수한 중학생들을 뽑은 자립형 사립고 ㅎ고가 올해 2명만 서울대 합격자를 냈다”며 “서울대가 학력평가의 잣대가 될 수 없으며 저하의 원인을 평준화에서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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