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세복 영동군수와 정금식 할머니. 영동군 제공
“어렵게 살아봐서 알아요.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충북 영동군 양산면 정금식(79) 할머니는 7일 지역 청소년들의 ‘희망 씨앗’이 되기로 했다. 그는 디딤씨앗통장을 통해 2024년 8월까지 중·고교생 10명에게 다달이 3만원씩 1천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도 다달이 3만원씩을 보태고, 청소년들이 2만원까지 추가 적립하면 정부가 2만원을 더 보탠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위탁아동 발달지원 계좌 사업인 디딤씨앗통장은 청소년들이 만 18살이 되어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창업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다.
“3년 전 돌아가신 남편이 틈틈이 주변 아이들을 도왔어요. 남편의 뜻을 잇는 거죠. 7남매 공부시키느라 저도 힘들었기 때문에 돈이 없어 못배우는 이들의 마음을 조금 알거든요. 통장에 돈이 쌓이듯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쌓이고, 훗날 요긴하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정 할머니는 2018년부터 해마다 1천만원 안팎의 성금으로 이웃을 돕고 있다. 2019년 강원 고성 등 산불피해 주민에게도 1천만원을 지원했고, 지난해 여름 수해 때는 용담댐 방류 피해민에게도 성금을 내놨다. 지난해 영동군에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정 할머니는 축산 등으로 돈을 모았으며, 양로원도 운영중이다. “앞으로 힘닿는 대로 조금씩이라도 이웃과 나누며 살고 싶어요.”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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