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환승 혜택도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19일부터 시작된다.
준공영제는 공영제와 민영제의 중간 형태로 시내버스 운행은 민간업체가 맡고 수익금 등은 대구시가 관리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서울과 대전에 이어 대구에서 3번째로 도입된다.
버스노선 대폭 바뀐다=버스 노선이 지금보다 40%이상 바뀐다. 대구시내 101개 노선을 급행 간선과 순환선, 간선, 지선 등으로 나눴다. 이 중 급행 간선은 성서∼동화사, 칠곡∼가창, 범물∼동명 등을 오가는 3개 노선으로 도심과 외곽지를 연결한다. 급행 간선은 좌석 버스가 다니고 1.8㎞마다 한번씩 정차한다. 순환선은 도시를 한바퀴 도는 4개 노선으로 간선과 지선, 지하철 등과 연결돼있다. 이 밖에 64개 노선으로 이뤄진 간선은 도심과 부도심, 시 외곽지를 오가고 지선은 30개 노선이며 학교, 관공서, 상권 등 작은 생활권안에서 운행한다.
무료 환승=버스에서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 타거나 버스에서 지하철, 지하철에서 버스 등을 서로 갈아 탈때는 비싼 쪽 요금을 한번만 내면 된다. 예를 들어 교통 카드로 800원을 주고 일반 버스를 탄 뒤 내려서 다른 버스로 갈아 탈때는 별도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800원 짜리 일반 버스에서 1200원하는 좌석버스로 갈아타려면 400원만 더 내면 된다. 720원을 주고 지하철 1구간에서 내려 버스로 바꿔 타려면 80원을 더 내야 한다. 갈아탈 때 무료 환승 혜택을 보려면 반드시 교통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카드가 없으면 환승때 마다 돈을 내야한다. 환승은 하루 종일 가능한게 아니라 버스의 경우는 승차 후 1시간안에 갈아 타야만 무료 혜택을 볼수 있고, 지하철은 내린 뒤 30분 안에 갈아타야 한다.
시내버스 관리=신설되는 교통정보센터에서 시내버스의 운행과 배차, 도착 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하고 결행과 무정차 등을 단속한다. 원칙적으로 버스회사 1곳이 1개 노선을 전담해서 운행하고 28%는 공동 운행한다. 시내버스의 표준운송 원가를 계산해서 손해를 보는 버스 업체에 예산을 지원해준다.
문제점=시민들이 대폭 바뀐 버스노선에 익숙해질때 까지 혼란이 예상된다. 또 대구시내까지 운행하는 경산 버스 등은 무료 환승이 안돼 불편하다. 버스마다 폐쇄 회로가 설치될 것으로 알려져 시내버스 노조에서 반발이 만만찮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한 달 안에 시민 불편 없애겠다” 류한국 대구시 교통국장
대구시 류한국(52·사진) 교통국장은 15일 “당장은 시민들이 불편하겠지만 1개월 안에 준공영제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준공영제를 시작한 뒤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오는 6월쯤 버스 노선 일부를 다시 개편할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준공영제를 도입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루 60만여명이 이용하는 시내버스를 민간업체에만 맡겨둘 수 는 없다. 버스 승객이 해마다 5%씩 줄어 들어 국일여객처럼 부도업체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질도 갈수록 떨어져 결국 자가용 없는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대구시가 업체에 예산을 지원하며 시내버스를 관리하게 됐다.
-준공영제가 시작되면 당장 시민들이 버스 노선을 몰라 크게 불편할텐데...
=이미 개편된 노선 안내 책자 90여만 부를 시민들에게 나눠줬고 버스 승강장마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그래도 노선을 알지 못하면 시청이나 구청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대구시청에는 상황실을 차려놓고 080-787-2000번 전화 10대를 설치해놨다. 1개월 후에는 준공영제가 정착될 것으로 본다.
-대구∼경산을 오가는 경산 버스는 무료 환승이 되지 않아 불편이 적지 않다.
=3개월후에는 무료환승이 가능하도록 경산버스와 합의했다. 대구시내 버스와 함께 다니는 대구∼경산, 대구∼하양 등 6개 공동노선에 대해서는 무료 환승이 된다. 그러나 경산버스 단독 노선은 아직도 무료 환승이 불가능하다.
-버스회사 수익금을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말인가.
=교통카드는 문제가 없고 현금 수입을 점검하는게 어렵다. 매일 아침 시민단체 관계자와 대구시 공무원 등이 버스회사를 일일이 방문해 시내버스에 붙은 요금함을 개봉한 뒤 돈을 계산한다. 요금함은 버스회사에서는 절대 손을 댈수 없도록 철저히 봉인돼있다.
-회사별로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지원하나.
=시내버스 1대가 하루 사용하는 기름값, 감가 상각비, 인건비, 이윤 등을 계산해서 전문가들이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했다. 경유차량의 경우 운송원가는 하루 43만원이다. 매일 점검하는 요금함의 수익과 교통카드 수익금 등을 합쳐 이 원가보다 수입이 적으면 예산으로 부족분을 메꿔준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이 올 한해 4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본다. 일부 황금 노선 4∼5곳은 수익금이 표준원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대구시에서 남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버스안에 폐쇄회로를 설치해 시내버스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직은 준비가 안됐지만 앞으로 폐쇄회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혈세가 버스업체에 지원되지 않는가.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폐쇄회로 설치가 불가피하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한 달 안에 시민 불편 없애겠다” 류한국 대구시 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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