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주 ‘도덕적 해이’ 비난
울산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 18곳에 전기와 공업용수 등을 공급하는 ㈜한주(옛 울산석유화학지원㈜)가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면서 뒤로 임원들을 위해 골프장 회원권 등 편의시설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해고자 및 노조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40여명 감원=㈜한주는 지난해 3월 새 경영진이 취임한 뒤 2004년 8월 구속된 고원준 전 대표의 회삿돈 330여억원 횡령과 시설투자·개선비 3800억원 차입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회사 쪽은 보직을 받지 못한 과장 10명과 사무직 여직원 12명 등 노조 가입자격이 없던 22명을 정리해고했다가 뒤에 과장 1명을 복직시켰다. 또 비노조원이던 정규직 경비원 11명 가운데 9명을 경비위탁업체에 취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이달 1일 퇴사시키고, 위탁업체 이직을 거부한 나머지 2명은 연탄청소작업장으로 보냈다. 퇴직금이 줄어든다며 전환배치를 거부한 생산직 5명도 다음달 초 회사를 떠나야 한다. 이들 40여명의 퇴직자 가운데 16명이 부산지방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말로만 자금난=회사 쪽은 지난해 5월 주주사 관리 등의 명목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ㅂ골프장의 법인회원권을 5억5000만원에 샀다. 두 달 뒤엔 임원용 골프채 2세트를 495만원에 사 서울사무소와 울산공장에 각각 비치했다.
회사 쪽은 새 대표가 취임하자 중구에서 시세가 가장 비싼 아파트 47평형을 3억500만원에 매입해 묵도록 했다. 또 새 대표의 체력단력 명목으로 가입비 1000여만원 및 연회비 100여만원의 호텔 헬스장 이용권을 구입했다. 회사 쪽은 이미 1999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보증금 3000여만원과 연회비 400여만원의 헬스장 2곳의 이용권을 구입한 바 있다.
해고자 및 노조원들은 “경영진이 유동성 위기 운운하며 직원들을 무더기로 쫓아내면서 정작 자신들은 고통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며 “도덕적 해이의 한 단면”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회사 쪽은 “기업 경영을 위해 골프장 회원권과 숙소 등 필요한 시설을 법인 명의로 구입했을 뿐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