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복 충북 영동군수(맨 위 왼쪽 첫째) 등이 지역 대표형 광역 의원 선거구 획정 공동 건의문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대선 후보와 정당에 이 건의문을 건넸다.
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대표성을 살린 의회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구뿐 아니라 면적을 고려하거나, 농어촌 지역 특례 조항을 신설해 지방 의원의 수를 정할 것을 제안했다 . 지역 대표형 상원 도입 등 국회 양원제 재편 요구도 나온다 .
강원 영월·정선·평창, 충남 금산·서천, 충북 영동·옥천, 경북 성주·울진·청도, 경남 거창·고성·창녕·함안 등 14곳은 20대 대통령 선거 예비 후보와 정당 등에 광역 의원 선거구 획정 관련 공동 건의문을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지방자치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도시와 농어촌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수적이다. 광역 의원 선거구를 획정할 때 인구 중심이 아닌 농어촌 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이 도입한 인구와 면적을 고려한 선거구 획정과 함께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광역 의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현행 공직선거법(22조)에선 광역 의원 정수를 100분의 14 범위 안에서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100분의 20으로 확대해야 한다. 농어촌 특례 조항을 만들어 기초자치단체에 최소 2명 이상의 광역 의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광역 의원 선거구 획정은 지난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가 광역 의원 선거구 인구 편차 허용 기준을 기존 4대 1에서 3대 1로 바꾸는 결정을 하면서 비롯됐다. 인구가 가장 많은 곳과 가장 적은 곳의 편차를 전엔 4배까지 허용했지만, 3배로 줄이라는 것이다. 이 기준은 오는 6월 8회 지방선거 때부터 적용하는데 이들 작은 자치단체 14곳은 대부분 광역 의원이 2명에서 1명으로 줄게 된다. 이들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구 획정 심의를 하는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에도 지역 특성을 고려한 선거구 획정을 건의했다.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은 지역 대표형 상원 도입을 뼈대로 한 국회 양원제 개편을 제안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연 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진정한 지방분권, 균형발전을 위해 국회를 지역 대표형 상원제 도입 외엔 대안이 없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를 지향해 나가고, 양원제 국회 재편을 위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양원제 개헌이 대선 공약에 반영돼 차기 정부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영동·옥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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