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과학대 최순자씨 4.5 만점에 4.49…언니도 3등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그래서 남보다 열심히 공부했지요.”
17일 충북 옥천군에 있는 도립 충북과학대에서 전체 수석 졸업을 한 쓴 최순자(사진 오른쪽 47·여)씨의 말이다.
최씨는 2004년 만학도 전형으로 환경생명과에 입학해 1~2학년 동안 4.49점(만점 4.5점)의 학점으로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함께 같은 과에 입학했던 언니 최옥자(51)씨도 4.42점을 받아 과에서 3등으로 졸업했다.
이들 자매는 시험 때만 되면 학교와 가까운 언니의 집에서 합숙하며 책과 씨름했다.
대학생, 중·고생 자녀는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졸업할 때까지 자매는 장학금을 번갈아 탈 정도로 선의의 경쟁을 했다.
공부 못지않게 학교 생활도 열성을 보여 학생들은 자매를 ‘큰이모님’, ‘작은 이모님’이라 부르며 따랐다.
1974년 대전 호수돈여고를 졸업한 언니와 78년 옥천 청산고를 졸업한 동생은 가정 형편 등의 이유로 학업을 접은 뒤 늘 대학의 꿈을 키워 왔다.
동생 순자씨는 “당시 대부분 그랬듯이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형편이 따라주질 않았다”며 “늦게나마 원없이 공부를 했고 또 좋은 성적을 내 기쁘다”고 말했다.
언니 옥자 씨도 “성실하고 머리 좋은 동생을 열심히 쫓아 다닌 덕에 좋은 성적으로 졸업장을 받게 됐다”며 “2년 동안 친구요, 가정 교사 역할을 해준 동생이 고맙다”고 동생을 추어올렸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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