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동호회서 매일 40㎏ 쌀 채워
“공원 한복판에 사랑의 쌀독이 생겼네요.”
동네 결식 가정을 돕기 위해 경기 군포시 금정동 금정제일공원 한켠에 ‘사랑의 쌀독’이 마련된 것은 지난달 24일이다. 그동안 설날 3일을 빼고는 아침과 저녁 하루 2차례 평균 40㎏의 쌀이 쌀독을 채웠다. 사랑의 쌀독을 거쳐 나간 쌀은 현재까지 700여㎏에 이른다.
사랑의 쌀독을 마련한 사람들은 제일공원에서 매주 일요일 1차례씩 족구를 즐기는 ‘제일족구동호회’ 회원 13명이다. 장일환(49·개인사업) 동호회장은 “동호회원들이 대부분 주변의 족구를 사랑하는 동네 주민들”이라고 전했다. 장 회장은 “공원을 족구장으로 쓸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회원들이 사랑의 쌀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랑의 쌀은 동호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마련해 쌀가게를 하는 동회회 회원에게 주면 이 회원이 아침 저녁으로 쌀을 채운다. 그러나 사랑이 쌀독이 점차 알려지면서 쌀은 붓기가 무섭게 사라졌다. 또 쌀독의 쌀을 통째로 퍼가는 경우도 있어 공원에서 놀다 이를 본 아이들이 사랑의 쌀독 위에 ‘조금씩만 퍼가세요’라는 메모장을 써놓기도 한다.
장 회장은 “사랑의 쌀독에 2컵의 쌀을 퍼갈 수 있도록 그릇을 마련했는데 공기밥으로 열그릇 정도 나온다”며 “그러나 필요한 분들이 많아서인지 회원들만으로는 쌀 마련이 쉽지 않아 동사무소 등에 모금통을 설치해 후원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011-277-3458)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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