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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카페·음식점 플라스틱컵 사용 제한…우려 반, 환영 반

등록 2022-03-23 11:49수정 2022-03-24 02:30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에 ‘사용금지’ 재개
“코로나19 전파 우려” “폐기물 줄여가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머그잔과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이용하는 손님들.연합뉴스
서울의 한 카페에서 머그잔과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이용하는 손님들.연합뉴스

다음달 1일부터 카페 등지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금지되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환경을 위해 당연한 조치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환경부는 일회용품 폐기물이 급증해 규제를 더 늦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23일 “지난해 말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공포했고, 다음달 1일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11월24일부터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도 규제 대상에 추가하고, 편의점·제과점 등에서 비닐봉투 사용도 금지된다. 카페 안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2018년 8월부터 시행됐다가 2020년 초 코로나19가 퍼지면서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일회용품 사용제한 재개는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20년 기준)을 보면, 생활계 폐기물 중 분리배출된 폐합성수지류(플라스틱)는 2018년 145만t, 2019년 131만t에서 2020년 251만t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환경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배달음식 일회용기, 플라스틱 컵 쓰레기가 급증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플라스틱 쓰레기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020년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일회용품 재규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방역 문제와 운영비 상승, 손님 항의 등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 서구 금호동에서 7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진호씨는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일회용품을 안쓰는 게 맞지만 다회용컵을 거부하는 손님이 종종 있다. 종이빨대 등 대체재는 단가가 더 비싸고, 설거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치형씨도 “다회용 컵을 들고 다니는 손님은 10%에 불과하다. 또다시 플라스틱컵을 금지하면 항의하는 손님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보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면서 생분해용품 지원을 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카페주인 김아무개(30)씨도 “당장 전면 금지가 아니라 장려하는 식으로 규제를 완화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소비자 가운데도 비슷한 의견을 내는 이들이 있다. 대전 중구 목동에 사는 류아무개(35)씨는 “개인 컵을 가지고 다니기 힘든 상황도 있고, 어디서 어떻게 감염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아직 이른 것 같다”로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회사원 문아무개씨는 “코로나19 걸린 사람들이 쓴 컵을 얼마나 매장에서 깨끗하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매장 안에서는 다회용컵을 쓰다가 나갈 때는 일회용컵으로 바꿔야 해 과정만 불편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전 서구 탄방동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최아무개(26)씨는 “일회용품 사용이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환경적으로 일회용품 사용도 코로나19 만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 다시 규제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환경단체에서는 규제를 반긴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음식점에서는 컵이나 식기는 다회용품으로 사용했다. 카페에서만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은 이중적이다. 일회용컵도 보관이나 유통 과정에서 위생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매년 광주시민 100명을 모집해 ‘100일간 일회용품 안쓰기 도전단’을 운영하는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은정 팀장도 “텀블러 사용이 몸에 배면 뿌듯하고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며 “택배포장재, 배달용기, 장례식장 용품도 다회용품으로 바꿔야 하지만, 당장 힘들면 최소한 2018년 수준으로는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격리 해제된 김아무개(35, 광주 북구 임동)씨는 “아직 몸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다회용컵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불편하더라도 텀블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일회용 합성섬유 물티슈도 규제품목에 추가하고, 세척시설이 있는 장례식장의 일회용품 무상제공 금지, 음식물 등 포장재의 재질·두께 등을 제한하도록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해갈 계획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송관성 사무관은 “일회용품 사용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여름철을 앞두고 대체품이 있고 수용가능한 품목부터 (규제대상으로) 적용했다”며 “생활 플라스틱 폐기물은 30%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태우거나 묻어야 한다. 이를 줄이기 위한 국민의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용희 kimyh@hani.co.kr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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