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매표업무에 종사하다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이 23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다섯 걸음마다 절을 하는 ‘5보1배’ 거리행진을 했다.
84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지하철 비정규 해고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부산지하철 매표 비정규 고용승계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까지 3㎞ 구간에서 5보1배 행진을 벌였다.
부산교통공사(옛 부산교통공단)는 2002년 7월 부산지하철의 늘어나는 적자를 막고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며 3개 인력공급업체와 계약해 비정규직 100여명을 지하철표 매표업무에 투입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다달이 1억8천여만원씩 나가던 이들의 인건비도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 매표업무를 완전자동화하면서 매표원들을 모두 없앴다.
해고노동자들은 다시 비정규직이 되더라도 예전에 근무했던 부산지하철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에 ‘직접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는 지난 18일 제3차 교섭에서 시에 딸린 7개 기관의 주차관리 등 지하철과 관계없는 곳의 비정규직을 알선해주겠다고 이들에게 제시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 해고노동자는 “우리가 겨울을 나면서까지 시청광장에서 농성을 벌인 것은 지방 공기업이 저임금으로 부려먹다 어느날 갑자기 해고하는 현실이 너무도 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다시 지긋지긋한 비정규직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지하철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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