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매드 막디브(왼쪽) 우크라이나 골든 몽구스 재단 이사장과 김경성(오른쪽)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2019년 9월 우크라이나 오데사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제11회 골든 몽구스상’ 시상식 때 함께한 모습이다. 남북체육교류협회 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으로 난민이 속출하자 ‘스포츠를 통한 평화’를 강조해온 국제 스포츠단체들이 우크라이나와 아프리카 등 난민 청소년 선수의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참가를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난민 선수단은 2016 리우데자네이로올림픽에 이어 2021 도쿄올림픽에서 별도의 국가단위 팀인 ‘난민 올림픽 대표팀’(ROA)으로 참가했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동계올림픽에는 아직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체육교류협회(이사장 김경성)는 최근 우크라이나 골든몽구스재단(이사장 마고매드 막디브)과 폴란드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 청소년 선수들이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훈련 및 장비 지원을 합의하고 다음달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쟁을 피해 폴란드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이날 현재 약 400만명에 이르며, 이들 중 9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세프는 15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 3분의 2가량이 난민으로 전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경성 이사장은 2019년 골든몽구스재단으로부터 “남북 스포츠 교류를 통해 스포츠 균형발전과 평화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제11회 골든몽구스 국제스포츠어워즈’ 최고상을 받은 인연이 있다. 국제 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실천한 스포츠 관계자, 지도자, 선수, 단체 등에 수여하는 골든 몽구스상의 한국인 수상자는 김 이사장이 유일하다.
테글라 로루페(왼쪽) 테글라 로루페 평화재단 회장이 김경성(오른쪽)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과 지난 5월3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에 아프리카 난민 대표팀이 참가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남북체육교류협회 제공
김 이사장은 앞서 지난달 31일, 두 차례 하계올림픽 난민팀 참가를 성사시킨 아프리카 ‘테글라 로루페 평화재단’의 테글라 로루페 회장과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에 아프리카 난민대표팀이 참가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서에 따라 테글라 로루페 평화재단은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참가 가능한 아프리카 선수들을 선발하고, 남북체육교류협회는 동계올림픽 장소인 강원도에서 훈련·장비 지원 및 지도자 파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테글라 로루페 회장은 협약식에서 “9월 중 강원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 아프리카 난민 청소년 선수단의 훈련지원 사업이 성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두 차례나 세계기록을 경신한 케냐의 마라톤 영웅인 테글라 로루페는 은퇴 뒤 자신의 이름을 딴 ‘테글라 로루페 평화재단’을 만들어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일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3년부터 내전을 피해 케냐로 몰려든 이웃 나라 난민들을 훈련시켜 올림픽 선수단을 꾸리고 스스로 선수단장을 맡았다(<한겨레> 6월1일치 참조).
김 이사장은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개최되도록 정부와 민간 스포츠단체가 함께 노력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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