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자가 다음달 1일 취임식을 할 충북 청주시 문의문화재단지 잔디마당. 충북지사직 인수위원회 제공
다음달 1일 임기를 시작하는 전국 민선 8기 자치단체장들의 취임 행사가 천차만별이다. 경제난 등을 이유로 취임식을 하지 않거나, 의례적 취임 행사 대신 공연이나 주민과의 대화 등으로 갈음하려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주민 수천명을 초청해 유명 가수 공연과 드론쇼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 쪽은 ‘타운홀 미팅’(주민 회의) 형식의 취임식을 준비 중이다. 광교 새 청사 대강당에 도민들을 초청해 정책·공약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형식이다. 애초 인수위원회는 김 당선자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약 등을 고려해 북부 지역의 상징성 있는 장소를 행사 장소로 검토했으나, 물가 비상과 경제난 등을 고려해 새 청사 대강당을 취임식 장소로 최종 확정했다. 앞서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태풍 북상 소식에 취임 행사 대신 재난비상대책회의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바 있다.
취임식을 생략하거나, 취임 선서로 대신하는 곳도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 당선자가 그 예다. 김 당선자는 다음달 8일 도민의 날 행사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갈음할 예정이다.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 당선자도 취임식을 하지 않는다. 이갑준(사하)·주석수(연제)·최진봉(중구) 등 부산 지역 구청장 당선자들은 정례 조회 때 취임사만 읽고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조길형 충주시장도 별도의 취임식을 하지 않는다. 충북 증평군 홍성열 현 군수와 이재영 당선자는 예산 절감 등을 위해 이·취임식을 함께 하기로 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판을 크게 벌인 쪽이다. 박 당선자 취임식에는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도민 50명을 포함해 모두 700명이 참석한다. 김관영 전북지사 취임식엔 전북 서쪽 끝 부안군 위도섬 주민과 동쪽 끝 무주군 부평 산악 마을 주민, 청년·아동·장애인·노인·문화예술인 등 2천여명이 올 예정이다. 이정헌 전북지사직 인수위 대변인은 “취임식은 각계각층 주민과 희망찬 민선 8기를 함께 출발하는 의미를 담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색 취임식도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자는 대청호가 보이는 청주 문의문화재단지 잔디마당에서 야외 취임식을 한다. 대표 공약 ‘레이크 파크’(호수 공원) 구상을 생동감 있게 밝히려는 취지에서다. 유튜버(구독자 14만9천명)이기도 한 그는 취임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세종시 출범 10돌 기념식’을 겸해 대규모 당선자 취임식을 마련한다. 시민 등 4천여명이 참석하는 최민호 세종시장 취임 행사에는 시민 1천명 대합창, 유명 가수 등의 노래·춤 공연, 700대 드론 불빛쇼 등이 4시간10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프라인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오 당선자 쪽은 각계 대표, 사회적 취약계층 등 900~1천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전국종합,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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