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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인천 개지옥’ 시민분노 폭발

등록 2006-03-14 20:11

남동구청-사육자 보상 싸움에 떼죽음
“찬 아스팔트 위에서 먹이가 부족해 서로 물어뜯고 싸우다 귀가 잘려나가고, 꼬리는 떨어지고, 다리를 절뚝거리고…”

보상을 노리는 사람들의 다툼속에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개 수백마리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는 ‘인천의 개지옥’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보호하자는 시민들의 호소와 분노가 빗발치고 있다.

인천시와 관할 구청인 남동구청 홈페이지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인간이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나 의구심이 든다. 불쌍한 개들을 제발 도와달라”, “처참한 상황을 듣고 종일 뒤엉킨 감정속에서 하루를 보냈다”는 등 네티즌들의 글이 지난 주말부터 수백~수천건씩 올라오고 있다. 구청 담당부서도 항의성 전화로 업무가 마비되는 등 큰 곤욕을 치루고 있다. 한국동물보호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구청과 청와대 신문고에 항의성 글과 탄원 편지 보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 개지옥’ 사건은 인천 남동구가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벌이기 위해 그동안 땅을 빌려 10여년째 개를 사육해온 노아무개(64)씨에 개 사육장 보상과 이주 비용으로 3천여만원을 제시하고 자진폐쇄를 통보하면서 벌어졌다. 노씨가 보상액이 적다며 거부하자 구청은 지난해 5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150여평에 달하는 개집을 철거하고 수백마리의 개를 바로 옆 도로변에 설치한 40여평의 임시 보관소로 옮겼다.

노씨는 “700마리 가운데 옮기는 과정에서 죽거나 도망친 개가 400마리가 넘는다”며 관련 사진들을 증거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구청쪽은 “2~3마리가 쇼크를 받아 죽었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 개들은 노씨가 가져다주는 음식 찌꺼기로 연명하며 아스팔트 위에 설치된 임시 보관소에서 깔개 한장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다 한 두마리씩 죽어가 현재 100여마리만이 남은 상태다. 청소를 해주는 사람도 없고 아스팔트 위에 쌓여있는 음식 찌꺼기와 배설물이 마구 섞인 처참한 환경이라 병든 개들이 많다.

노씨는 “개를 죽였으면 당연히 보상해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청쪽은 “관련 법과 제도상 노씨가 주장하는 거액의 보상을 수용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보상을 둘러싼 구청과 노씨의 다툼속에 개들만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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