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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울산 지역교회 훈훈한 이웃사랑

등록 2006-03-15 20:18

지난달 12일 〈한국방송〉울산홀에서 열린 ‘행복한 울산 만들기 자원봉사박람회’에서 울산교회 신자들이 사후 장기기증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국방송〉울산홀에서 열린 ‘행복한 울산 만들기 자원봉사박람회’에서 울산교회 신자들이 사후 장기기증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교인 수천명, 환경보호·장기기증·이웃돕기 팔걷어
보수교파 ‘고신’ 소속…이주노동자 인권상담도 적극

지난 12일 오후 3시, 울산 태화강 둔치에 모여든 울산교회 등 6개 교회 신자 2500여명은 매서운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여분 동안 집회를 연 뒤 6개팀으로 나눠 태화강 상류 선바위~하류 명촌교 사이 12㎞ 주변을 오후 6시까지 물샐틈없이 청소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놀라워했다. 지역 종교계에서 대규모로 태화강 청결운동에 나선 적이 없거니와 교회 담장 밖 일에 좀처럼 관심을 보이지 않던 보수교회에서 환경보호에 팔을 걷고 나선 모습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울산교회가 다른 5개 교회에 협력을 요청해 이뤄졌다. 50여년 전 설립된 울산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교파 가운데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고신’ 소속으로 등록된 신자만 3000여명에 이르는 등 울산 지역 450여개 교회 가운데 역사와 영향력 면에서 선두에 속한다.

우리나라 여느 보수교회처럼 자체 교회 성장에 힘쓰던 이 교회는 2004년 전 신자를 대상으로 신앙훈련을 대대적으로 벌인 뒤 이를 바탕으로 ‘교회의 사회적 책무’에 관심을 돌렸다.

이 교회 목사·전도사 등 20여명의 성직자들은 석 달여 동안 머리를 맞대 ‘행복한 울산만들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한 뒤 전 교인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공동체를 세우는 40일 운동’을 펼치고 있다.

‘행복한 울산만들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기·시신기증운동이다. 지금까지 70대 노인 등 600여명이 사후 장기 및 시신기증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에 냈다.

또 이 교회는 19일부터 전 교인들에게 자루를 나눠주고 집에서 사용하던 물품을 자루에 담아 교회로 가져오면 지역 복지회관이나 저소득층 가구에 전달하는 ‘물품뱅크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교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자발적으로 각자의 처지에 맞는 봉사활동을 정한 뒤 300여개 팀으로 나눠 홀몸노인 영정사진 촬영, 경로잔치, 저소득층 집수리 및 돌보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 교회는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러시아·중국·베트남 등에서 건너온 이주노동자 14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한국어 강좌개설, 헌옷 등 물품 지원운동, 공장 무료 통역, 인권상담 등도 펼치고 있다.

정근두 울산교회 목사는 “과거엔 기독교가 소수여서 내부 결속과 성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는 성장을 기반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할 때”라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웃과 더불어 함께 하고자 하는 교회의 노력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고 격려해 달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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